2016년도 달력이 귀하긴 귀했나 보다. 해마다 연말 때가 되면 책상 위에 3~4개 이상은 달력이 놓여 있었는데, 올해는 달력가뭄이다. 그래도 마음만 먹으면 한 두 개쯤은 쉽게 구할 수 있다. 다만 작년처럼 남아돌지 않을 뿐이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달력과 함께 살고 달력과 함께 숨을 거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달력 날짜를 보고 하루를 계획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뜻하는 영어 타임(time)이라는 어원도 “떼어내다, 분리해 내다‘ 등의 뜻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시간과 분리되는 순간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세상에서 제일 공평한 게 있다면 그래도 시간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물론 시간조차 돈으로 구매하고자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물리적 시간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었다.

다만,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어느 정도 늘려 쓸 수는 있겠지 싶다. 재밌는 것은 달력이라는 영어 calender(캘린더)에 er을 붙이면 calenderer(캘린더로) 즉, ‘광택을 내는 사람’ 이 된다는 사실이다. 결국 매순간 광택을 잘 내는 인생이야 말로 제대로 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캘린더’ 수준을 넘어 매사에 광택과 윤기를 내는 ‘캘린더로’ 수준이 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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