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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보기가 겁이 난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 역시 신문으로 밥벌이를 하고 있지만 뉴스 보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그 중에 가장 안타까운 점은 팩트(fact)는 사라지고 픽션(fiction) 또는 팩트와 픽션을 혼합한 팩션(faction)이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팩트가 사라진 자리에는 언제나 픽션이 그 자리를 대신하게 마련이지만, 이 또한 정부의 자업자득인 셈이다. 그들은 무슨 일만 터졌다 하면 팩트를 알리기보다는 팩션을 가미해 국민들로 하여금 혼란을 느끼게 하는 권모술수를 일삼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 죽음만 해도 그렇다.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규명한 게 없는데도 마치 모든 것을 다 밝힌 것처럼 여야가 이 문제를 합의하는데 동의하고 말았다.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치적 동의가 아니라 진상규명이다. 만약 진상이 규명되지 않으면 제2의 세월호 참사는 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법이고 그 고통은 우리들 중 누군가가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개중에는 더러 나는 그런 비운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큰소리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번 세월호 참사 때도 그런 당사자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젊었을 때, 서해안 카페리호 참사를 TV로 지켜보면서 마치 남의 집 불구경하듯 했다고 한다. 그런데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본인이 그 불행의 중심에 서는 불행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우리가 왜 함께 슬퍼하고 또 함께 목소리를 높여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일화다. 또 다른 누군가가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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