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모욕감(侮辱感)을 당하게 마련입니다. 어느 축구 열성팬이 이번 월드컵에서 1무2패로 탈락한 우리 선수들에게 엿사탕을 던져 심한 모욕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아마 선수들은 모멸, 굴욕, 수치를 동시에 느끼기도 했을 겁니다.

부끄러운 말이지만 필자는 초등학교 때 모욕(侮辱)과 목욕(沐浴)을 구분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지요. 그런데 업신여길 모(侮)자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미 모(母)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어미는 자식들을 위해 어떤 고난이나 수난도 다 짊어진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글자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은 모욕감을 충분히 견디고도 남을 만큼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이죠.

혹시나 누군가로부터 모욕감을 받거든 마음을 깨끗이 씻어내고 새롭게 심기일전하는 목욕의 기회로 삼는다면 조금은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공자님도 얼마나 업신여김을 많이 받았으면 不患人知不己知, 患不知人也라고 했겠는지요.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하라는 뜻이죠.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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