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피해자 400여명 피해액만 40억 이상 추산
대다수 피해자들 가정불화 우려해 벙어리 냉가슴
금융소비자원 16일까지 1차 공동 소송신청 접수
동양증권 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번지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관내에서도 피해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일부 피해자들은 가정불화를 우려해 가족에게 피해사실까지 감추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동양증권이 고수익을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7~8%대의 높은 금리를 주겠다면서 부실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무더기로 팔아오고 동양그룹 회장과 경영진은 법정관리 신청 직전까지 수천억원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추가 발행하면서 판매를 독려해 왔다.
이후 최근 법원이 동양그룹 계열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려서 회사채와 기업어음으로 인한 피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면서, 개인투자자 피해자들이 동양증권을 상대로 투자했다 날린 돈을 배상하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진 것으로는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에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은 무려 4만5000여명이고, 그 금액은 대략 1조3000억원에 이른다. 여기다 금융감독원은 “분쟁조정이 잘 이뤄지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투자금의 30% 정도이고 더 적어질 수도 있다.”고 밝혀 투자자들은 전전긍긍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피해는 관내에서도 적지 않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자 A씨는 “직접 동양증권 직원에게 들은 바로는 관내에서도 400여명의 피해자에 최소 40억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했으며 피해자들 중에서는 주부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번 사태는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사기이다”며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50대 이상이 많은데다, 나 역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투자했던 것이고, 또 다른 피해자들은 자녀의 결혼자금 등의 마련을 위해 믿고 투자했던 것이 이런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며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듣고 있다시피 지난 7월 동양증권 직원과의 통화내용에서 담당직원이 좋은 상품이 있으니 동양증권 CMA통장에서 돈을 분산시켜 계속 투자를 하라고 권유하고 있고 투자상품에 대해 상세한 설명도 없었다”며 “피해자의 대다수가 개인투자자들이며 기관투자자들은 이미 지난해 초부터 동양그룹 계열사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투자 부적격 상태였다는 것을 알고 동양그룹 채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동양증권 직원들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상품을 팔아왔다. 더구나 이 직원은 나도 잘 모르고 있던 내 통장의 잔고는 물론 심지어 나중엔 비밀번호까지 요구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사기행각을 벌였으며 이미 진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양증권 사무실이 금호동 주택 단지 내에 위치해 있는 만큼, 피해자들 역시 주택단지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남편 몰래 투자한 주부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지만, 가정불화를 우려하거나 창피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더욱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금융소비자원에서 실시하고 하고 있는 ‘동양증권 사기판매’ 공동 소송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A씨는 “관내 또 다른 피해자들이 가정불화를 우려하거나 창피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함께 공동으로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피해액 보상은 어려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당장 소송신청을 해야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모 변호사는 “회사가 향후 변제할 능력이 없음을 알고서도 기업어음이나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사기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지만 법원에 회생절차에 들어간 회사들에 대한 회생채권신고를 한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변제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경영진들에게 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들에게는 손해를 배상할 자력이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아직 회생절차에 들어가지 아니한 ‘동양증권’을 상대로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조언했다.
조찬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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