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생활지도·교육현장 여건 점점 어려워져

관내 한 고등학교 모 교사는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고들 하는데 틀린 말은 아니다. 학생 생활지도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제는 아이들이 겁날 때도 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명예퇴직을 신청할까 수도 없이 고려해 봤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이런 상황은 여교사들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더 심하다. 관내 중학교 모 여교사는 “학생을 지도하는 것이 어려운 일인지는 알지만 중학생 가르치는 일은 정말 힘든 것 같다. 교사생활 10년이 고작 넘었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을 상대하는 것이 힘에 부친다. 발육상태도 좋아서 꾸지람을 할 때 가끔 겁이 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나마 윗지방 학생들에 비해 착한 편이지만 이런 상황이 점점 아랫지방으로 내려오고 있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단을 떠나려고 하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심지어 명예퇴직을 하는 교사들도 증가 추세에 있는 상황이다.

한국교총이 지난 14일 발표한 제31회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의 명예퇴직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94.9%로 압도적이었다.

교육환경 변화로는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을 꼽은 비율이 70.7%로 가장 높았다.

특히, 교원의 사기 및 교직 만족도가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생님 자신이나 동료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화되었는가’라는 동일한 질문에, ‘떨어졌다’가 2009년도에는 55.3%, 2010년도에는 63.4%, 2011년도에는 79.5%, 2012년에는 81%로 나타나 최근 4년간 지속적으로 교원의 교직만족도와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원이 교직생활 중 스트레스를 받거나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낮아지는 가장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29.8%로 가장 높았고, 이어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의 태도(22.6%)’,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여론(21.1%)’, ‘학생의 교과지도 및 잡무의 어려움(14.0%)’ 순으로 나타나, 교원들은 학생생활지도에 가장 큰 고충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교실붕괴, 교권추락 현상이 이번 교원 인식 설문조사에서도 다시 확인된 만큼, 학생들을 위하고 선생님들도 위할 수 있는, 교원의 사기와 만족도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찬현 기자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