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 실상사주지 스님

자기 성찰이란 말 그대로 자신의 삶을 잘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자신이 일상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 면밀하게 살피는 일입니다.
지극 정성을 다하여 정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자신의 삶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근원적인 진리의 힘에 의해 작동하는 내면의 소리를 분명하게 듣고 스스로 그 소리에 부끄럽지 않게 또는 언제 어디에서나 자신과 상대에게 떳떳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현실 인식이란 말 그대로 객관적 사실을 잘 관찰하여 그 실상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일입니다. 주의를 기울여 정밀하게 살피고 확인하여 문제와 사건을 잘 아는 일입니다. 그리하여 구체적 사실과 진실을 왜곡시키지 않음과 동시에 균형 있게 다룸으로써 사회 대중으로 하여금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왜 자기 성찰과 현실 인식이 필요한가? 삶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제대로 풀어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실의 실상과 그 원인을 사실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그 출발입니다. 병과 원인을 잘 알아야 치유가 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자기 성찰과 현실 인식은 지금 여기에서 자기를 알고 상대, 사건, 사회를 알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입니다. 문제와 원인을 사실적으로 파악하는 일입니다. 먼저 지금 여기 내 삶의 실상을 봅시다. 연륜도 높아지고 지식도 늘어나고 가진 것도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편안하고 실은데 편안하지 않습니다. 떳떳하고 싶은데 떳떳하지 않습니다. 자유롭고 싶은데 자유롭지 않습니다. 여유롭고 싶고, 아름답고 싶고, 평화롭고 싶고,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참으로 모순과 혼란에 빠져 있는 것이 지금 여기 내 삶의 실상입니다. 두 번째로 지금 여기 객관적인 사회 현실의 실상을 봅시다. 불교인만 천만, 기독교인도 천만, 시민 역량도 대단히 커졌습니다.
대학도 박사도 많습니다. 자유, 정의, 사랑, 평화,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도 활개치고 있습니다. 지식 정보도 넘쳐나고, 과학 기술도 고도화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로워지고, 생활도 한없이 편리해지고, 정치 사회적으로 민주화도 이루어졌습니다.
대단한 변화와 발전입니다. 그런데도 대중의 바람처럼 편안하고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순과 혼란, 부작용과 위험이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기 성찰을 통해 문제의 원인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지금 여기 나는 끊임없이 자연, 사회, 사건, 사람, 시간, 공간, 내면, 외면, 정신, 물질 등을 상대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상호관계를 떠나서는 나의 삶이 어떤 형태로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겹겹으로 무궁무진하게 맺어진 총체적 관계를 떠나서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나 홀로의 존재는 어디에도 있지 않습니다.
스스로 잘한다고 했는데 나쁘게 되는 이유가 무엇인가? 본인이 했으면 편안하고 행복해야 할 텐데 양심적인 회의와 갈등으로 고통스러운 이유는 무엇인가? 두 가지 모두가 보편적 진리 즉 진실에 입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양심의 소리, 내면의 소리는 존재의 실상 즉 진리에 의하여 작동합니다. 진리의 자리, 양심의 자리에는 자기중심의 이기성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에서 자신, 상대, 사건, 사회의 구체적 사실과 진실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 자기를 성찰하고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처음이자 과정이며 끝임을 깊이 새겨야 합니다.

데스크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