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쳐보기가 짜릿하다고? 하여튼 사내들이란

신윤복 作 단오풍경

#한 때 몰래 먹는 사과가 맛있다는 영화가 패러디 된 적이 있었다. 사내들은 이상하리만큼 훔쳐보기를 좋아한다. 이는 거의 본능에 가깝다. 영화도 알고 보면 집단적인 훔쳐보기에 다름이 아니다. 야한 영화나 소설일수록 혼자서 보는 게 꿀맛이다. 그래서 영화관에서는 불을 끈다. 불을 끌 때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렇게 되면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불을 밝게 하면 영화 보는 데 지장이 많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하여튼 그런 의미가 크다. 지금 이 그림은 모두가 알고 있는 신윤복의 그림이다. 신윤복은 김홍도와는 달리 양반의 풍습을 그림으로 많이 남겼다. 야사에 의하면 김홍도와 신윤복도 플레이 보이지 수준의 그림을 많이 그렸다고 한다. 확실한 것은 증명을 할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랬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그런다고 한들 그게 뭐 그렇게 크게 잘못 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사람들은 이상하리만큼 性에 대해 이중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다. 엄숙한 사람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많다. 그러나 인간의 몸은 조물주가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다. 사내들이 여인의 몸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소리다. 자꾸만 감추기 때문에 보고 싶어 한다고나 할까? 중세 때 그림은 하나같이 벗은 몸들이다.
#보티첼리의 비너스도 그렇고, 그 외 모든 조각상이나 그림들은 하나같이 알몸이다. 솔직히 말해 우리는 우리자신들의 몸을 너무 천대하거나 혹은 폄하 한 것도 사실이지 않는가. 그래서 정직하게 자기 벗은 몸을 보는 것조차 힘들어 한다.
하지만 요즘 나는 내 몸을 드려다 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록 나이와 함께 살이 처져가기는 하지만, 이 또한 그동안 내가 밟아온 세월의 이력서인 셈이다.그래서 그 모습 또한 감사할 따름이다. 그동안 왜곡된 종교의 가르침에 의해 몸을 부끄럽게 여겼는데 그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이었는지 다시 깨닫고 있다. 지금 신윤복의 그림 속을 드려다 보면 아주 코믹한 장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숨어서 엿보는 아동이 다름 아닌, 중(스님)이라는 사실이다. 신윤복은 어쩌면 종교의 이중성을 은근히 비꼬고 싶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하여간 이런 그림이 남아 있어 조선 시대의 풍습을 드려다 볼 수 있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그러잖아도 요즘 들어 한국 영화도 하나같이 수위가 높은 작품들이 상영되고 있는 모양인데, 무조건 벗는다고 해서 다 예술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너무나 천박한 그림과 영상들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에 몸의 가치가 더 떨어지는지도 모르겠다. 자기 몸이 소중하다면 그렇게 함부로 취급할 수가 없을 테다. 요즘은 계절이 계절인 만큼 사내들의 눈이 즐거울(?) 시간이다. 다만 음탕한 눈빛만 아니면 봐줄만 하겠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는 사내가 몇이나 될 지 그게 의문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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