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록 늘푸른치과원장

아이들이 가장 가기 싫어하는 곳이 아마 병원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생아때부터 아프기만하면 병원에서는 쓴 약을 억지로 먹거나 주사의 고통을 경험하기 때문일 테다. 일반병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생전 치과를 가본 적 없는 2~3살 아이인데도 치과문을 열자말자 울기 시작해서 나갈 때까지 울고 보채는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우리 어른들의 어렸을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재미있는 추억의 장면이기도 하지만, 그 아이의 미래의 치아건강을 책임지는 치과의사로서, 협조가 되지 않아 치료를 제때에 받지 못하고 방치하게 되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치과에서 협조가 안 되는 몇 가지 부류의 어린이가 있다.
첫 번째는 무서워하는 아이다. 아마도 아플까봐 또는 낯설어서 우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아주 치료가 쉽다. 아프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해서 단계적으로 치료에 들어가거나 병원 종사자들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자주 가지도록 해주면 된다. 막연한 공포는 긍정적인 체험으로서 충분히 극복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에 따라 몇 시간이나 며칠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으나, 혹 어른들의 조급함으로 위협해서 치료하거나 수면치료를 처음부터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조급한 부모들은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바빠서 자주 올 수 없으니까 오늘부터 바로 치료해주세요.” 또는 “온 김에 여러 개 치료해주세요.” 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어른의 희망사항일 뿐 아이에게는 더 부정적인 치과치료 이미지를 각인시켜서 다음번 치료를 더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두 번째는 징징거리는 아이이다. 첫 번째의 무서워하는 아이와 유사하지만 다른 점은, 충분히 설명하고 기다려줬음에도 계속 칭얼거리는 경우다. 필사의 소견으로는 소극적인 성격의 어린이들에게 자주 보는 경우로 보이는 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한 부분으로 자녀를 너무 과잉보호에 의해 키웠지 않나 반성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부모님이 자녀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한데, 당장 협조를 얻기가 힘들다면 어쩔 수 없이 소아전문 치과에서 수면치료를 권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버릇없는 아이이다. 이런 아이가 가장 성공하기 어려운데, 이 경우는 비단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호자의 태도가 더 문제다. 아이가 치료 중 조금만 힘들어하면 다가와서 응석을 받아주기 때문에 아이가 의료진의 말을 듣지 않게 된다. 만약 보호자가 수면치료를 원치 않는다면 방치하는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이는 치료를 거부하거나 자기가 받고 싶은 치료만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듯 성인의 치과치료와 다르게 아이들의 치료는 치료협조라는 중요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은 아래의 사항을 참고해서 치과치료에 임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1. 치과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평상시에 삼간다. 예) “말 안 들으면 치과가서 이 뺀다”.
2. 이미 치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경우는 첫날 치료에 들어가지 않고 행동조절만 한다.
3. 양치교육과 정기검진을 위해 치과를 찾는 경험을 3개월에 한 번 하도록 한다.
4. 매일 저녁 자녀와 함께 양치하면서 치과에 대한 친근감과 이해력을 높이도록 한다.

데스크  -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