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20분,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약속 시간보다 15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환경미화원들은 이미 약속 장소에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아이고 이거 추운데 고생이 많습니다." 어제 약속했던 고동석씨가 기자를 반갑게 맞으며 먼저 걱정해주었다. “이곳에서 두 팀이 나눠지는데 한 팀은 읍내를 돌고 우리는 중마동을 돌게 될 것입니다." 동석 씨는 팀이 나눠지자 서둘러 중마동을 향해 내달렸다. “매일 이 시간에 집합하는가봅니다?" “그렇지요. 이 시간을 넘기면 출근하는 차량이 늘어나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거든요." 같은 조로 일하고 있는 김동원씨와 정대수씨가 함께 승탑 했다.
현재 제일 큰 애로사항이 뭐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인원보강이 아닐까 싶어요. 현재 광양시는 인구도 15만을 넘긴 상태고, 또 상가와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데, 환경미화원 인원은 예전 그대로거든요. 그러니 저희들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중마동에 도착하자마자 시청 사거리부터 본격적인 쓰레기 수거 작업이 시작됐다. 시청사거리에서 시작해 성호아파트, 호반아파트, 태영 아파트 주변에 있는 모든 쓰레기를 빠짐없이 수거해 나갔다. 쓰레기는 대부분 규격봉투에 깔끔하게 담긴 채 도로가에 나와 있었다. 쓰레기를 수거하는 대수씨와 동원씨는 손발이 척척 맞았다. “두 사람은 젊지만 누구보다 성실하고 또 호흡이 잘 맞아 일하기가 참 수월해서 좋아요." 동석씨 또한 능수능란한 운전솜씨로 골목을 휘젓고 다녔다. “그나마 요즘은 방학이라 학교 쓰레기가 적게 나와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쓰레기 양이 많거든요. 그런데 정말 시정해야 할 것은 주차인데, 특히 성호 아파트는 주차가 너무 엉망이라 정말 애를 많이 먹지요. 조금만 배려를 한다면 정말 고맙겠는데 그게 잘 지켜지지 않네요" 골목은 여전히 어둠으로 뒤덮였지만 세 사람은 그런 곳에 아량 곳 없이 골목마다 내 놓은 쓰레기를 남김없이 수거했다. 입에서는 하얀 김이 뿜어져 나왔지만 세 사람은 묵묵히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1시간 넘게 쉬지 않고 일하는 모습을 보는 동안, 이쯤에서 좀 쉬었다하면 안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때 마침 커피 한 잔 하면서 몸을 좀 녹이자며 가까운 편의점에 들렀다. 커피를 마시면서 대수씨와 동원씨는 아이들 교육비가 너무 많이 들어간다며 걱정들이었다. 사실 환경미화원이라는 직업은 3D업종의 하나로 분류된다. 그러나 요즘은 미화원을 지원하는 젊은 청년들이 많아 경쟁률이 보통 높은 게 아니다.
이들이 새벽일을 마치면 오전 10시30분쯤 되는데 이때 집에 들어가 아침을 먹고 잠시 쉬다가 오후 12시 30분이면 또 출근을 한다. 이때 출근해서는 옥룡이나 봉강 등 주로 시골 쓰레기를 수거한다. 동석씨는 이날 새벽에 수거한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위생처리사업소로 향했다.
1차 수거한 쓰레기를 처리하고 나면 다시2차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남들이 알아주지는 않지만 우리 때문에 깨끗해진 환경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뿌듯해지지요." 동석씨의 말이다.
위생처리사업소에 도착한 시간이 7시쯤 되었으나 여전히 어둠은 걷히지 않았다. 위생처리사업소는 코로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냄새가 매스꺼웠지만 두 사람은 전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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