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산강변의 유채꽃 전경

계절의 여왕 5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떠나는 달이다. 그러나 정작 나서려면 어디로 가지? 하고 망설이게 된다. 가족여행 어디가 좋을까? 한국관광공사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요”라는 테마로 2011년 5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보리밭, 고인돌, 성벽 길이 어우러진 전북 고창’, ‘봄이면 흐드러지는 야생화 천국, 강원도 태백 분주령’, ‘눈부시게 푸르름을 맛볼 수 있는 경북 영양 대티골’, ‘남사당놀이, 전통무용 감상에 벽화마을 탐방도 겸할 수 있는 경기 안성’, ‘2천년의 이야기를 간직한 영산강의 보석 전남 나주’ 등 5곳을 각각 선정 발표했다. 계절의 여왕 5월, 다섯 번째 여행지로 뽑힌 나주로 떠나보자.

전남 담양군 용면에서 발원해 광주, 나주, 영암을 지나 목포의 서해바다로 빠져나가기까지 350리를 굽이치며 흐르는 영산강, 그 영산강의 품을 넓게 열어 살찌운 땅이 바로 나주다.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서 전라도라는 명칭이 만들어졌을 만큼 나주는 전라도 땅의 중심지였다. 또 영산강변의 영산포는 남해바다에서 올라온 해산물들과 나주평야에서 모아진 곡물들이 모이는 호남 지역 최대의 물자 교류지기였다. 1977년까지도 배가 드나들었으나 1981년 영산강 하구둑이 만들어지면서 영산포는 더 이상 포구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넓은 유채밭이 펼쳐진 강변의 영산교 끝자락에 작은 등대가 서 있다. 등록문화제 제129호로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영산포 등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내륙 하천에 만들어진 영산포 등대는 항구의 등대처럼 영산포 선창을 드나드는 배들의 안내자 역할도 했다. 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기 위해 1915년 만들어진 것이다.
등대를 뒤로 하고 걸으면 어디선가 바다의 비릿함이 코를 자극한다. 영산포 홍어 거리다. 삭힌 홍어의 맛 또한 영산포에서 탄생했다. 고려 공민왕 때 왜구의 남해안 침탈이 빈번하자 섬사람들을 이주시키는 공도정책이 실시됐고 홍어로 유명한 흑산도의 주민들이 영산강을 거슬러 와 영산포에 정착하게 되었다.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은 바다로 나가 홍어를 잡아왔는데 영산포로 돌아오는 동안 싱싱하던 홍어는 자연스럽게 숙성이 되고 진한 풍미까지 더해졌다. 영산포가 삭힌 홍어의 고향이 된 셈이다.

전통가옥 체험장과 영상테마파크
일제시대 일본인 자본가들이 지은 가옥들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늘어 서있다. 실제로 영화 ‘장군의 아들’이 영산동을 중심으로 촬영되기도 했다. 특히 일제시대 나주에서 가장 많은 농지를 가졌다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의 가옥은 1935년에 지어진 것으로 일본에서 직접 자재를 실어 와 지은 대저택이다. 또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서 있어 시선을 끄는 나주영상테마파크는 인기리에 방영 되었던 TV드라마 주몽의 셋트장을 테마파크로 재단장한 곳이며 나주영상테마파크로 가는 길목에는 황포돛배체험장도 있다.
나주 하면 나주 배를 빼놓을 수 없다. 나주 배의 역사와 다양한 사진 자료들, 그리고 배로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음식까지 배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정리해 놓은 배 박물관도 있다. 5월초, 중순경에는 배 박물관 주변의 3천여호가 넘는 배 과수원에서 하얀 배꽃이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또 영산강변에 만발한 유채꽃밭에서는 완연한 봄을 만끽할 수 있음은 물론이요 천연염색문화관, 풍산 홍씨의 집성촌이며 한옥 숙박체험이 가능한 목사내아와 도래마을 등도 들려 볼만하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 광산나들목(13번 국도)→송정→나주→영산포 이정표 따라 진행

조경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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