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문 늘사랑하는 교회 목사

1984년 7월11일 군 입대를 했다. 어느 때도 마찬가지지만 그 해처럼 더웠을까. 그 때만 해도 강원도 화천군 봉오리가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이틀은 족히 걸리는 길이었다. 거친 6주 훈련을 마치고 누런 일병을 달던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있었다. 그 먼 곳에서 어머니가 면회를 오신 것이다. 어머니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아는 나로서는 참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내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이었다. 어머니가 싸오신 음식은 지금 기억에 없다. 어떻게 먹었는지도 모른다. 단지 고마우신 어머니의 사랑만은 지금도 내 가슴에 깊이 남아있다. 교육은 보여 주고 함께 해 주는 것이다.

교육은 말없이 나를 저들의 가슴에 심는 것이다. 부모는 교육이다. 부모의 가슴은 교육의 현장이다. 우리는 그분들의 가슴에서 사랑을 배우고, 헌신을 배우고, 겸손을 배우고, 희생을 배우고, 말없는 인내를 배운다. 세계가 대한민국에 있어서 인정하는 것 중에 하나는 ‘교육하는 정신’이다.

이 교육하는 정신은 머지않아 대한민국을 세계 일등 국민으로 세워 놓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 중 하나는 교육이 변질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고의 선생님들이었던 부모선생님은 이제 뒷전으로 밀려나 돈을 대는 마부가 되어 있고 우리 아이들은 어머니 가슴이라는 교실을 떠나 오로지 지식만, 또 최고이어야만 한다는 배를 갈아타고는 시름시름 앓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로 가는 지도 모른 채 끄는 대로 가고 있고 기성세대들은 저들의 눈물어린 마음의 호소를 외면한 채로 무엇인지 모르는 목적에만 발 맞춰 채찍질하고 있다. 가만 바라보면 가슴에 품고 있을 때는 분명 우리 아이인데 좀 떨어져서 보면 우리 아이가 아닌 것 같은 이상함은 이미 잊은 지 오래 인 것 같다. 우리 아이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우리가 양보 할 수 없는 것 중에 하나는 교육의 자리이다.

교육은 부모에게서 출발하여야 한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사람이 되어가고, 또 필요한 사람이 되어가고, 없어서는 안 될 위대함이 되어 간다. 오직 부모만이 할 수 있는 교육이다. 대학에 들어가 첫 시간 수업을 받는데 교수님이 우리에게 이런 말씀으로 수업을 시작했다. “사람이면 다 사람이냐,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무슨 말인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교육의 현장에 서 있을 때, 그때 그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이 났다. 일등이 되기 전에 우리는 일등의 자리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한 순간에 무엇이 된다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순간순간들을 만들어 가는 것은 더 더욱 중요함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교육할 수 없다. 너무 너무 어렵다. 우리가 배워 왔을 때와는 너무 다르다. 그러나 우리가 교육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보여 주는 것이고 함께 하는 것이고 같이 걸어가 주는 것이다. 마음으로 하는 교육, 깊이 웃어 주는 교육, 머리를 곱게 쓰다듬어 주는 교육이다. 가장 어려운 교육이지만 가장 쉬운 교육이다.

데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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