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봉기 기자

조만간에 남해안 선벨트사업의 하나로 ‘섬진강 100리길 테마로’를 조성 한다고 하는데, 글쎄올시다. 광양시민들은 그렇게 좋아할 일만은 아닐듯 싶네요. 그에 앞서 먼저 하나 짚고 넘어갈 일이 있지요. 매화축제는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 하는 문제지요.

매화축제가 시작됨과 동시에 광양 중심가 상권은 매출이 감소하는 반면에 하동은 매출을 올리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매화축제가 시작되면 오히려 광양중심가는 더 싫어하게 되지요. 이렇게 말하는 필자를 향해 그건 너무 옹졸한 생각이라고 타박을 줄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모두가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바로 지리적인 위치가 가장 큰 원인이지요. 다압에서 광양중심가까지 넘어 오려면 솔찮히 먼 거리거든요.

그런데다 영호남 사이좋게 지내라고 남도대교(화개장터)까지 놓은 마당이라 하동은 그야말로 살판났지요. 하긴 하동이든 광양이든 다 내 형제들이 살고 있을 바에는 뭐가 큰 문제가 되겠습니까만, 당장 내가 죽겠는데, 남의 집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런 마당에 또 섬진강 100리길 테마로를 조성한다 하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니겠어요? 남해안 선벨트 사업의 하나로 국가에서 행하는 프로젝트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역시 광양중심가는 또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이 길 조차도 섬진대교에서 남도대교(하동)까지더군요. 역시 재주는 광양이 부리고 재미는 엉뚱한 곳에서 보게 된다는 사실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겠더군요. 그러니 실질적으로 광양은 들러리만 서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수밖에요.

물론 광양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은 좋지만 실속이 없다면 그 또한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옥룡에 있는 도선사 절터를 제대로 복원만 한다면 광양읍내권도 제법 관광지로써 면모를 갖출 수 있다는 것이지요. 어느 관광지치고 절이 없는 곳은 없지요. 그러므로 서둘러 도선국사 절터를 중건하는 데 광양시가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때라는 생각이드네요. 그 주변에는 수 백 년 된 동백 숲까지 있으니 금상첨화가 아니겠는지요? 없는 것도 만들어서 관광상품화 하는 시대에 이렇게 상품가치가 높은 것을 활용하지 않는 것도 큰 문제가 아닌지요? 하여튼 이제는 광양이 들러리만 설 게 아니라 실속도 좀 챙겨야 할 때라고 생각하는데, 당신 생각은 어떠신지요?

홍봉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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