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복 행 광양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계장

자녀에게 경제관념을 심어주기 위해 가끔 전통(5일장)시장을 방문하곤 하는데 전통장날은 예나 지금이나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고 살아 움직이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인적이 뜸하던 장터가 오고가는 사람들로 북적이면서 여기저기서 물건을 나름대로 보기 좋게 진열해 놓고 모처럼 날 잡아 필요한 물건을 사러 나온 어르신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목소리는 정겹다 못해 애처롭기까지 한다.

팔려고 하는 상인은 나름대로 적정 가격과 최고의 품질이라면서 자신의 물건을 사달라고 애원하고, 물건을 사려는 사람은 이것저것 꼼꼼하게 따져보면서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고른다. 물론 그 중에는 충동구매를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정직하지 않은 상인들의 말을 믿고 샀다가 속아서 다시는 사지 않을 거라며 후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전통시장을 걷다가 문득 ‘선거도 장날 물건 고른 것과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인물에 대한 신선함,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의 출마, 지역의 새로운 정책이나 공약에 대하여 희망찬 기대감을 갖듯이 평소 사고 싶었던 좋은 물건이 나왔겠지,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상품이 있겠지 덤으로 추억의 물건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은 선거에서 미래에 거는 기대감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의 상인은 좋은 상품과 적정가격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하듯이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는 정책과 공약이란 상품으로 내 공약 등이 좋다고 알리고 유권자는 어느 정당·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이 나와 가족에게 더 나아가 우리사회에 필요한 정책과 공약인가를 꼼꼼히 따져서 고르는 행위 또한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행위와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는 6월 2일은 지방자치 20년을 결산하고 우리 아이의 미래를 맡을 지도자를 뽑는 지방선거일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1인 8표로 선거수도 많고 후보자도 많아서 유능한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있어 다소 혼란이 가중될 것 같다. 그러나 시장에서 많은 상품을 고를 때처럼 유권자는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보다 많은 관심과 꼼꼼하게 따져보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저질 상품이나 고객의 마음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상품은 시장의 원리에 의해 퇴출되듯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우리 지역에 적합하지 아니한 정책이나 공약을 제시하는 정당이나 후보는 자연 도태될 수 있도록 유권자가 자정작용의 중심에 서야 할 것이다. 자정작용을 저해하는 흑색·비방선전, 허황된 공약, 혈연·지연·학연 각종연고 등 선거질서를 교란하는 인위적이고 감정적인 선택기준은 과감히 버려야 하겠다. 시장에서 상품을 고르듯 정당·후보자를 선택하는데 보다 엄격한 기준에 따라 한 표를 줘야 한다. 내가 잘 고른 상품은 우리 실생활에 아주 유용하게 쓰여 지듯이 우리의 한 표가 4년 동안 내가 사는 우리 고장의 발전과 내 자녀의 소중한 교육의 보증표가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찾아주지 않은 시장은 시장의 원리에 따라 자연 도태될 것이다. 관심과 참여가 없는 선거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선거에서의 주인은 유권자다. 시장에서 부패상품, 우리생활에 필요없는 물건, 시대와 동떨어진 상품 등이 퇴출 되듯이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우리의 21세기 지방자치와 우리 아이의 교육을 맡길 수 없는 정당이나 후보자는 과감하게 퇴출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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