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동 열 서양화가

미술은 문자 그대로 아름답게 꾸민다는 말이다. 아름다움에는 자연의 아름다움(自然美)과 조형의 아름다움(造形美)이 있다. 자연미는 조물주께서 창조한 것으로 그 신비함은 어떤 것으로도 표현하기가 불가능한 일이다. 반면 조형미는 인간이 만든 아름다움이라 예술가의 능력에 따라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 미술은 바로 이 조형미를 공간 및 시각에 의해 표현하는 예술로써,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그림, 조각, 건축, 공예, 서예 등 여러 장르로 나눌 수 있다. 미술은 우리 인간이 출현함과 동시에 생겨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고대 알타미르 동굴의 벽화나 삼족오(三足烏)로 유명한 고구려의 고분벽화나 요즘에 소개된 울산시 울주군의 암각화(선사시대) 등을 보면 원시시대의 생활상을 추측할 수 있는 좋은 자료로 이용가치가 아주 높다. 이처럼 미술은 우리 사회와 다양한 형태로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그 역사 또한 매우 깊다. 특히 고흐의 ‘해바라기’나 밀레의 ‘저녁 종’은 구태여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림이다. 한때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행복한 눈물’(로이 리히텐슈타인 작품)과 최욱경 화백의 ‘학동마을’ 등을 접하면, 도대체 무슨 그림인데 그렇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그림은 우리 사회에 여러 형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만화처럼 보이는 ‘행복한 눈물’은 세인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 그림의 기법이 팝아트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다. ‘행복한 눈물’은 바로 팝아트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팝아트는 50년대 초기 추상적 표현주의의 애매하고 주관적인 미학에 반동하여 일어난 운동이다. 다 알다시피 팝(pop)라는 명칭은 파퓰러(popular)에서 유래하였으며 일상생활에 범람하는 기성 이미지에서 제재나 소재를 취했던 미술의 한 경향을 말한다.

또한 팝아트는 현대 미술 예술 운동의 하나로 광고, 만화, 사진 등의 대중문화를 그 소재로 다루고 있다. 물론, 1950년대 후반 미국에서 독립적으로 생겨났는데 실용주의를 표방하며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올덴버그(팝 아트 조각가) 등이 대표적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하지만 팝아트를 자세히 알려면 포스터모더니즘과 모더니즘을 동시에 이해해야 한다. 이 세상에 홀로 만들어진 작품은 없다. 모두가 시대와 또는 역사적인 관계와 맥을 같이하는 가운데 훌륭한 작품으로 탄생이 되는 것이다.

특히 그림은 글과 다르기 때문에 많은 함축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도 필요하다. 한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는데, 미술에 대한 이해 역시 그렇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림 하나가 시사하고 있는 바가 얼마나 지대한가를 알아보는 것도 시대와 역사를 이해하는 좋은 도구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 본 지면을 이용해 미술과 우리 생활과의 관계를 보여주고자 한다. 이처럼 화가들에 얽힌 갖가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미술을 보는 눈, 미술에 대한 상식을 알아보는 것도 고단한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 주는 매개체가 되리라 확신한다. 아니, 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훨씬 풍요로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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