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영 기업은행 동광양지점장

신년 계획 세우느라 바삐 움직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다.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끼지만 삶의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챙겨가야 할 것이 너무 많아 감상에 젖어 있을 틈조차 없다. 그중에서도 매년 이맘때 쯤 필연적으로 챙겨야 할 것이 연말정산이 아닌가 싶다. 세법이 매년 많이 변경되므로 변경된 사실을 몰라서 본의 아니게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보다 더 꼼꼼하게 살펴서 개인적으로 손해 보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 중에 하나가 올해부터 연말정산 시기가 1월분 급여 지급시에서 2월분 급여 지급시로 1개월이 연장된다는 점이다. 원천징수의무자는 지급명세서 제출을 포함한 연말정산 결과를 3월10일까지 신고납부하면 된다. 그리고 종합소득세 과표구간 조정으로 근로자 세부담이 가벼워 지게 된다. 세율 8%가 적용되는 과세표준이 1,200만원 이하로, 17%가 적용되는 과세표준은 1200만원 초과 4,600만원 이하로, 세율 26% 적용 과세표준은 4,600만원 초과 8,800만원이하로, 세율 35%적용 과세표준은 8,800만원 초과로 각각 인상됐다.

물론, 올해 의료비와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은 13개월 분 공제가 가능하다는 점도 꼭 챙겨야할 일이다. 모든 특별공제 대상기간이 당해 연도 사용분으로 조정됨에 따라 의료비와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올해에는 2007년 12월1일에서 2008년 12월31일까지 사용분으로 13개월분이 소득공제 대상이 된다. 교육비 공제대상 확대도 실시된다. 지난해까지 초·중·고등학교 자녀 교육비는 입학금, 수업료, 육성회비 등 공납금만 대상이었으나, 올해부터는 학교급식비, 학교에서 구입한 교과서대, 방과 후 학교 수업료등이 공제대상에 포함된다.

그리고 기부금 공제도 확대된다.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개인 지정기부금의 공제한도가 소득금액의 10%에서 15%로 확대됐다. 다만 종교단체에 대한 지정기부금은 현행 10%로 유지된다. 또한 배우자(소득금액 100만원 이하)나 직계비속(기본공제대상자)이 기부한 금액도 공제대상이 된다. 특히 신용카드 사용금액 계산방법이 변경되기 때문에 유념해 둘 필요가 있다. 2008년부터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이 종전의 총급여액의 15% 초과분의 15% 공제에서 총급여액의 20%를 초과하는 경우 20%를 공제하는 것으로 변경된다.

이 뿐만 아니라, 출산·입양시 추가공제도 신설된다. 새해부터 근로자들의 자녀출산비용 및 양육준비비용, 자녀 입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자녀의 출산과 입양시 출생·입양한 당해 연도에 1인당 연 200만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고용지원센타로부터 받은 육아휴직급여 및 산전산후 휴가급여와 보육수당 10만원에 대해 비과세된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더라도 2월급여시까지 출생신고하면 기본공제 100만원, 자녀양육비공제 100만원, 출산공제 200만원을 모두 공제받을 수 있다.

특히, 장애인가족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새해부터 장애인인 직계비속의 배우자가 장애인인 경우 기본공제대상자에 추가된다. 근로자의 아들이 장애인이고 며느리도 장애인인 경우 며느리에 대하여 기본공제, 장애인공제, 장애인전용보장성보험의 보험료공제 등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요즘 노인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데 노인장기요양보험료에 대한 소득공제가 신설된다. 국민연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료와 같이 근로자가 부담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료도 전액공제되는 보험료에 추가된다.

그리고 주택자금공제 요건도 보완 됐다. 주택마련저축의 소득공제 요건은 무주택자이거나 국민주택규모 이하 1주택(가입당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을 소유한 세대주로 공제요건이 보완된다. 과세기간 종료일 현재 1주택자이고 연도 중 2주택 보유기간이 3개월 이하인 경우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소득공제가 허용된다. 또한 장기주식형펀드 소득공제가 신설된다. 2008년 10월19일부터 펀드자산의 60%이상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 3년이상 적립식으로 가입하면 가입 1년차에는 20%, 2년차에는 10% 3년차에는 5%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다.

가입한도는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 이내까지 적용된다. 참고로 장기주식펀드 외에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융상품에는 장기주택마련저축, 연금신탁, 연금저축보험 등이 있다. 소득구간을 조정해 세율을 한 단계 낮출 수 있고, 연말정산 세액 환급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필수적으로 가입이 필요한 상품이다. 아무리 경제가 힘들어도 틈새는 있는 법이다. 내 자산이 나가고 들어가는 길목을 잘 차단하면 쓸데없는 지출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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