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충환 평화제일교회 목사

미국의 모기지운용의 부실에 의한 은행부도로 전세계가 떨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환경의 위기이다. 인간은 땅의 것을 파헤치고 소비해 왔을 뿐, 채우거나 원상회복을 하는 일에 등한시해 지구온난화와 환경파괴라는 인류의 파멸과 대면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라도 병든 지구를 고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 지구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빠지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인 기후협약과 더불어 환경보존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지금 창원에서는 국제람사르총회가(2008.10.28~11.4)열리고 있다. 이번 람사르총회에서는 회원 165개국 2,000여명이 참가하여 새들이 살아갈 수 있는 습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람사협약에서는 습지를 광범위하게 정의해 갯벌, 호수, 하천, 양식장, 해안은 물론 논도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도로서 내륙의 우수한 습지와 우리 광양만과 같은 갯벌이라는 보고를 가지고 있었지만, 내륙의 습지는 개간되어 논으로 활용되고 갯벌은 간척과 방조제로 막아 산업용으로 이용하는 습지 파괴행위로 인해 우리나라 습지는 70%이상이 사라져 버렸다. 그나마 다행은 이번 제10차 경남 창원 람사르 총회에선 ‘논과 습지의 현명한 이용에 관한 결의안’을 의제로 논의하며 한ㆍ일 정부는 생물 다양성을 살리는 논 관리를 위해 각 정부의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즉 벼농사를 짓고 있는 논이야말로 생태적 특성으로서 습지의 역할을 감당한다는 사실을 중요시 하게 됐다. 논 습지는 벼가 재배되는 논과 용배수를 일컫는 것으로 최소 114개국의 논에서 벼가 경작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쌀을 주식으로 먹고 있으며, 논은 조류와 어류, 파충류, 양서류, 절지동물, 연체동물, 미생물, 식물체 등 다양한 생물체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며 큰기러기와 청둥오리 등 철새가 잠시 여정의 피로를 푸는 중간지이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2007년 현재 우리나라의 논과 밭 등 농경지에는 조류 173종이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 어는 땅보다 많은 종류이다. 또한 논은 환경보전, 농촌 활력 유지, 농촌경관 보전과 문화계승 등의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농업과학기술원에 따르면 1㏊당 연간 논의 홍수조절 능력은 2,944t, 지하수 함양량은 4,143t,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1.9t, 산소 공급량은 15.9t, 나지(裸地)와 비교해 토양을 유실하지 않는 보전량은 110.8t이다. 이를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면 홍수조절은 44조3,149억원, 지하수 함양은 1조7,694억원,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공급 등 대기정화는 7조1,845억원, 토양보전은 1조5,069억원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논이 사회ㆍ경제적 변화로 인해 논의 면적은 감소하고 질(質)은 떨어지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논 습지는 1988년 135만8,000㏊에서 2007년 107만㏊로 20년 동안 전체 면적의 21.2%인 28만8,000㏊가 줄었다. 즉 해마다 1.1%인 논 1만4,400㏊가 사라졌다.

논 습지 면적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첫째 논이 밭으로 전환되는 7,100㏊이며, 둘째 대규모 택지개발(4,200㏊)이며, 셋째 우리 광양시와 같이 공단과 같은 산업용지와 도로 등 공공시설의 건설(2,000㏊) 등이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한 쌀 생산량의 증가 압력으로 농약과 화학비료가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사용돼 논 습지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논 습지 보전을 위한 이번 제10차 람사르 총회에서 논의된 전문가들의 “무분별한 막개발을 지양하고,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논과 강물이 오염돼 사람들의 영양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음을 막아야 한다”는 충고를 농촌정책 입안자들과 우리 모두가 각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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