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3분 한자 인문학
쾌도난마-339푸는 것이 옳은지 자르는 것이 옳은지 판단을 잘 해야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4.07.10 11:32
  • 댓글 0

쾌도난마라는 고사가 있다. ‘어지럽게 얽힌 삼베를 한칼에 잘라버린다’는 뜻으로 문제를 빠르고 명쾌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가리킬 때 주로 인용하는 고사성어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있는 현실이 워낙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어 말처럼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단순하게 보면 별것 아닌 문제 같은데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당장이라도 결단을 내리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주저할 때도 많다. 이 고사의 유래를 검색해 보면 이렇다. 남북조시대 동위(東魏)의 개국공신 중의 한 명인 고환(高歡)은 여러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중에 어떤 아들이 똘똘한지 시험해 보기 위해 복잡하게 얽힌 삼실을 추려 내도록 했다. 다른 아들들은 모두 한 올 한 올 뽑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었는데, 고양(高洋)이라는 아들은 칼을 뽑아 삼실을 잘라 버렸다.

그리고 말하기를 “어지러운 것은 이렇게 단숨에 베어 버려야 합니다” 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 고환은 고양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 후 고양은 황제를 폐하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올랐는데,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폭군이 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처음에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탄압하는 것에 비유하여 ‘쾌도참난마(快刀斬亂麻)’로 쓰이다가, 후에는 복잡한 문제들을 과감하고 명쾌하게 처리한다는 뜻으로 ‘벨 참(斬)’ 자를 빼고 ‘쾌도난마’로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 이와 유사한 예가 고르디온의 매듭 이야기다.

알렉산더 대왕이 스무 살의 나이에 페르시아 원정길에 올랐다. 지금의 튀르키예 내륙에 위치한 고르디온에는 아무도 풀 수 없는 매듭에 관한 신비롭고 유명한 전설이 하나 있었다. 그 매듭을 푼 자가 이 세상을 정복한다는 것. 원정 도중 고르디온에 도착한 알렉산더 대왕은 매우 단호한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한다.

고양처럼 단칼에 매듭을 내려쳤던 것이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그 후 페르시아를 정벌하고 세계를 정복하는 왕이 된다. 그런데 이런 행위는 상황에 맞아야 한다는 전제가 따른다. 매듭을 자르는 게 현명한지 아니면 시간이 가더라도 하나씩 풀어내는 것이 좋은지 판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살다 보면 잘라야 할 때도 있고 또 풀어야 할 때도 있게 마련. 풀어야 하는 게 마땅한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일이 무진장 더 꼬이게 되고 또 잘라야 할 때 과감하게 자르지 못하면 문제를 더 악화시킬 위험성도 크다.

그래서 리더는 상황에 따라 풀고 자르는 것을 잘해야 한다고 입이 닳도록 강조했던 이유다. 요즘 우리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온통 꼬일 대로 꼬여 어떻게 풀어야 할지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봉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