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10년 이상은 마음 놓고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갑자기 부도설이 나돌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중마동 모 임대아파트가 부도난다는 소식이 들리자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벌써 몇몇 입주민들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향후 대책을 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이곳 아파트 임대는 2억이 조금 넘은 금액이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임대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소문을 의식한 광주 본사 관계자가 지난 24일 중마동 A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부도가 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는 뜻을 입주민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본사 자금난이 어려운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사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광주 같은 경우는 퇴거자가 이사를 할 때 전세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부도 상태는 아니”라며 “자금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지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광양시는 물론 전국적으로 건설사나 시행사의 자금난으로 피해를 입는 ‘임대아파트’ 거주민이 늘고 있다는 것. 민간 건설 임대아파트란 법인이 임대를 목적으로 건설하는 주택을 말한다. 관련 사업을 하는 법인들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라 앞으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민간 건설 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한 보증사고(사용검사 후 임대보증) 규모는 총 1,364가구로 집계됐다. 사고 가구 수는 2021년 524가구에서 2022년 766가구, 2023년 1106가구로 매년 증가세다.

올해 7월까지 사고 규모가 벌써 작년 수준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보증사고를 낸 주체가 법인이라 한 번에 피해가 수백 가구씩 발생하기도 한다. 지난해 중마동에서는 임대아파트를 운영하던 흥한산업(흥한 에르가)과 신성토건(남해 오네뜨)이 보증사고를 내 335가구가 곤란을 겪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면서 이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향후 더 많은 아파트가 그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진단했다. 이어 “앞으로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민간 임대아파트를 운영하는 건설사업자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UG에 따르면 작년에 신용등급이 열악(C등급)하다고 평가받은 민간 임대주택 건설사업자는 116곳이며, C등급 업체는 2021년 71곳, 2022년 93곳 수준이라고 밝혔다. 부도(D등급) 판정을 받은 업체도 2021년 6곳, 2022년 5곳, 2023년 8곳, 2024년 12곳으로 증가세다.

시청 관계자는 “민간 임대아파트 보증사고가 늘면서 중산층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공공임대아파트가 아닌 민간 임대아파트에 관해 광양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중마동 한 부동산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방관할 게 아니라 사업장 재무건전성을 면밀히 살피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꼬집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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