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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노인전문요양원 고정이 요양보호사10년차 요양보호사의 내공은 ‘선한 마음과 극진함, 그리고 성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4.07.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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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든 일은 이별”
“어제까지 손잡아 드리던 어르신 갑자기 돌아가시면 빈 병상 보면서 눈물”

“자기 부모에게도 그렇게 하기 힘들어요. 얼마나 정성을 다해 어르신들을 보살피는지 몰라요. 이런 분들의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가 꼭 신문에 실렸으면 좋겠어요. 얼마나 착하고 성실하신지 말로 다 못해요” 봉강에 사시는 김정천 씨의 말이다.

삼복더위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온도는 30도를 웃돌고 습도가 높아 ‘숨만 쉬어도’ 땀이 주르륵 흐를 지경인 요즘, 거동이 불편하고 주로 침상 생활을 해야 하는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이다.

고정이 요양보호사는 2015년에 옥곡에 있는 노인전문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을 돌보기 시작했고 어느새 10년이 넘었다.

처음엔 대소변을 받아내는 일이 힘들었지만 ‘일이라고 생각하면 못한다’,‘우리 엄마를 모신다’는 마음으로 하다 보니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단다. 치매를 앓는 친정어머니를 삼천포의 한 요양원에 8개월간 모셔놓고 일주일에 한두번씩 어머니를 면회 다녔다. 요양원에 출근해서 어르신들 돌보는 일도 힘든데 삼천포까지 매주 친정어머니를 보러 가는 일이 벅차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모셔 와 4년간 보살폈다.

“매일 딸의 얼굴을 봐서 그런지 상태가 많이 호전됐었는데 그만 코로나19에 감염되어 돌아가셨다”며 “날마다 엄마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엄마가 누워계시던 침대를 보면서 한동안 날마다 울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금은 시어머님을 모시고 왔다. 가족들이 어머님 돌보는 일을 잠시나마 잊고 편하게 생업에 임할 수 있어서 좋다”며 “‘병원 구경 가자’며 부모님을 모셔 와 입소시키는 보호자도 있다”고 말했다.

낮에는 8명, 밤에는 12명의 어르신을 돌보는 10년차 고정이 요양보호사에게 가장 힘든 일은 ‘이별’이다.

지금까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이별을 했다. 어제까지 앞에서 노래도 불러 드리고, 손도 잡아드리던 어르신들이 갑자기 돌아가시면 마음이 너무 아파서 친정엄마를 떠나보낸 것처럼 빈 병상을 보면서 운다.

김정천 씨의 말처럼 정말로 마음이 고운 사람인 게 틀림없다.

돌아가신 엄마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글썽이던 고정이 요양보호사의 눈빛은 딸 이야기를 하면서 반짝반짝 빛났다.

“공부를 잘했다. 혼자서도 잘하겠거니 믿고 있으면 더 큰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할까봐 부모로서 거기에 맞는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더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딸은 서울대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건국대학교 병원에서 마취과 의사로 일하다 지금은 잠시 휴식 중이다.

성실하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엄마’ 고정이 요양보호사의 ‘딸 자랑’을 함께 기뻐하며 듣는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고운 요양보호사라도 사람인지라 일을 하다 보면 때로는 감정이 힘들어지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고정이 요양보호사는 그럴 때면 뒤돌아서서 다른 일을 먼저 하면서 호흡을 고른다. 10년 내공의 힘이다.

“다른 분들도 정말로 어르신들을 정성껏 잘 돌보고 계시는데 이런 인터뷰를 하는 것이 어쩌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말한다.

노래도 ‘쬐끔한다’는 고정이 요양보호사는 하루 종일 자식들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기다림과 외로움을 달래드리고자 어르신들의 손과 다리를 따뜻하게 어루만지기도 하고 가끔 두루말이 화장지를 풀어 율동을 하고 노래를 불러 드리고 있다.

24시간 돌아가는 요양원의 특성상 교대근무를 한다. 낮 근무는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밤 근무는 저녁 7시부터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꼬박 밤을 새운다.

밤 근무를 마치고 퇴근 하는 길은 운전이 힘들다. 요양원에서 집이 있는 중마동까지 20여분이면 오는 거리지만 한 시간은 족히 걸린다.

졸음이 몰려 와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눈을 붙여야 불안하지 않다고 한다. 깜빡 졸다가 사고가 날뻔한 적도 있었다.

한편, 70여분의 어르신들이 30여명의 요양보호사의 보살핌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광양시노인전문요양원은 어르신들의 남아있는 신체 기능의 퇴화를 예방하고자 틈틈이 무리하지 않게 운동을 시켜드리는 등 어르신들을 위한 최상의 보살핌을 하고 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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