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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삶이 최고의 행복 레시피입니다”이현숙 행복코디네이터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4.07.03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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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그동안의 ‘행복관’을 전면 수정해 나가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견딜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성공과 소유에서 자신의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만 60줄이 넘어선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행복은 단순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고 있다.

그래서 나는 ‘단순함’을 의미하는 영어 심플(simple)을 ‘心ple’로 바꾸어 생각하고 있다. 단순한 삶은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차분히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 줄 뿐만 아니라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사실 우리가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 대부분은 남들과 복잡하게 얽히는 삶에서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이 큰 성취나 화려한 이벤트를 통해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데, 그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아침에 마시는 차 한과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한 곡 그리고 가족들과 오붓하게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 이 순간이야 말로 행복 레시피로 충분하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실제 나는 그렇게 실천하며 살고 있다. 내가 아파트로 이사를 가지 않고 약간 외진 변두리 주택에서 살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다. 울타리 담벼락에 피고 지는 이름 모를 들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은 자연 힐링이 된다.

그리고 옥상에서 바라보는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은 내 오감을 깨우는 죽비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6월의 산들 바람에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풀을 보고 있노라면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부럽지 않으며, 그늘진 나무 아래 앉아 한 권의 시집을 읽고 있을 때는 세계 최고 부자라는 빌게이츠가 부럽지 않다.

이건 허풍이 아니라 정말이다. 그럴 때면 내면에 뭔가가 꽉 차면서 나를 행복의 나라로 인도하는 것을 느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 삶은 가지지 않을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게 된다는 역설을 깨달을 때 진짜 행복이 시작된다는 점이다.

광야에서 홀로 명상에 잠긴 수행자들을 보면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아 보이지만, 현대인들이 갖지 못한 자유를 가졌으며 온 우주를 가졌기에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는 사실이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비록 추상명사에 불과하겠지만, 소소한 일상 속에서 체감하는 행복은 결코 추상명사가 아니라 현실 명사다. 며칠 전에는 또 아들이 선물해 준 책을 읽으면서 나만의 깊은 행복에 빠져들고 있다.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은 나에게 정신적인 쾌감을 선물한다.

물론 행복을 숫자로 계량화할 수는 없겠지만, 매일 반복되는 삶 속에서 얼마나 만족감을 자주 느끼는가로 판단한다면 나처럼 가성비가 높은 사람도 드물지 싶다. 사랑하는 아들이 엄마를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점 책장 앞에서 이책 저책을 손에 들었을 것이라는 생각만 해도 엔돌핀이 자동으로 솟구치는 것이 느껴진다.

흔히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일곱 가지 호르몬이 적절하게 흘러나와야 한다는데, 현재 나의 삶을 돌아보니 고맙게도 그 호르몬이 적절하게 배출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물질 자체를 거부해야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비싼 명품 가방보다 책 한 권이 나를 더 기쁘게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명품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에 지갑을 열게 마련인데, 나는 서점에서 책 한 권 선택할 때 만족을 주기 때문에 서점으로 달려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창밖을 보는데 여름 꽃들이 마치 내 방이 궁금하다는 듯 키를 세우고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 모습만 봐도 지금 나는 행복해 죽을 지경이다. 역시 행복은 ‘단순함’이라는 대문을 가장 즐겨 들락거린다는 것,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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