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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은?정헌주 광양시중마장애인복지관 관장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4.06.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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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임금님께서 신하들과 함께 나라의 이곳저곳을 시찰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어느 시골의 넓은 들판에 이르렀는데 그곳에는 많은 염소떼들이 있었다. 그런데 유독 젊은 목동 한 사람이 이끄는 염소떼가 눈에 띄었는데 이 목동이 얼마나 염소떼를 잘 모는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염소들을 잘 인도하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임금님께서는 그를 왕궁으로 데리고 가서 잘 가르치면 좋은 신하가 되겠다 싶어 왕궁으로 데리고 갔다. 몇 년 동안의 교육 후에 그에게 작은 일이 맡겨졌는데 얼마나 일을 지혜롭게 잘 감당하는지 맡기는 일마다 임금님의 마음에 쏙쏙 들게 해냈다.

승진에 승진을 거듭해 나중에는 나라의 모든 재물들을 관리하는 재무대신 위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당연히 왕궁에 있는 많은 신하들로부터 시기와 질투를 받게 되었다.

“비천한 목동 주제에 임금님의 총애를 받더니 급기야 재무대신의 자리까지 올라.” 모든 신하들이 그의 허점을 잡아 왕궁에서 내쫓으려고 갖은 수고를 했지만 얼마나 일을 충성스럽게 하는지 도무지 허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생각해 낸 것이 첩자를 붙여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했고 뭔가 이상한 행동이 발견되면 즉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재무대신에게 뭔가 이상한 행동이 한 가지 발견되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매일 같이 왕궁의 모든 불이 꺼진 늦은 밤에 재무대신이 작은 등을 손에 들고 왕궁에서도 가장 외진 곳이 있는 작은 방으로 가 자물쇠를 따고 들어간 후 한참 있다가 나온다는 것이었다.

더 이상한 것은 그의 방 열쇠는 다른 사람에게는 없고 자기 혼자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신하들이 생각하기를 “그럼, 그렇지! 나라의 보물 중 가장 값지고 귀한 보물들만 그곳에 쌓아두고 있을 것이다.”고 생각하고 바로 임금님께 보고를 했다.

임금님께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재무대신을 잡아들이게 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열쇠를 빼앗아 그 방을 샅샅이 뒤지도록 명령했다. 얼마 후 그 방을 뒤지고 돌아온 신하들이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그 방에는 보물은커녕 동전 한 잎 없었고 작은 책상 위에 허름한 옷 한 벌과 다 떨어진 짚신 할 켤레만 놓여있었습니다.” 사연이 궁금해진 임금께서 재무대신을 불러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에 재무대신이 “임금님! 저도 사람인데 왜 저라고 나라의 보물을 만질 때마다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제가 비천한 목동이었을 때 그리고 그렇게 평생을 살아가야 했을 때 임금님께서 저를 불러주시고 은혜를 베풀어주셔서 지금의 이 자리에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 있던 옷과 신발은 제가 목동이었을 때 입고 신었던 것입니다. 매일 같이 유혹을 받을 때마다 그곳에 가서 저의 옛 모습을 기억하면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임금님의 은혜를 되새기며 그 유혹들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재무대신의 그 말에 신하들은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으며 임금님께서는 재무대신에게 더 큰 상을 내렸다.

목동이 밤이면 밤마다 작은 방에 가서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값지고 귀한 보석도 아니고 보물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허름한 옷 한 벌과 다 떨어진 짚신 한 켤레도 아니었다. 오직 목동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목동이 처음 관리가 되었을 때 가졌던 마음, 즉 초심이었다.

허름한 옷 한 벌과 다 떨어진 짚신 한 켤레를 매일 보면서 초심을 새기고 또 새겼던 것이다. 원불교 종법사를 역임했던 경산 장응철 교무는 “누구에게나 일을 시작할 때의 첫 마음이 있다. 사람 사이에는 약속이 있고 사회에는 많은 계약이 있으며 지도자에게는 국민과의 약속이 있다. 이 초심을 끝까지 지켜내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며 지조가 있는 사람이다.”고 하였다.

요즘 나라가 시끄럽고 불안하다. 민주주의는 갈수록 후퇴하고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으며, 남북 관계는 일촉즉발의 긴장 위기에 처해있고 외교는 국민들로 하여금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고 있다. 또한 언론자유 추락뿐만 아니라 정관계의 최고지도자를 포함한 인사들이 내뱉는 뻔뻔한 거짓말들은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더욱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다.

정관계 지도자들이 가장 먼저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은 국태민안(國泰民安)이다. 나라를 크게 평화롭게 하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와 정반대의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으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고 걱정이 아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관계 인사들이 당리당략과 일 개인보다는 국가와 국민을 쳐다보고 오로지 일을 하겠다는 국태민안의 초심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그리고 그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허름한 옷과 짚신을 찾아가서 매일매일 다짐하는 재무대신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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