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나는 정말 자유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가지고 있다면 그 자유의지를 내가 소속한 공동체에 얼마나 기여하면서 살고 있을까?’에 대해 생각할 때가 있다. 그러다가도 자꾸 일이 꼬이면 나도 모르게 운명론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면 또 운칠기삼(운이 7할이고 재주는 3할)을 떠올린다.

사람들이 수시로 운(運)타령을 하는 이유다. 물론 자유의지와 운명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일 때가 많다. 자유의지가 의미 있는 선택을 통해 발현될 때, 운명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선(善)한 개인의 자유의지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를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만들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이런 자유의지는 결국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왜냐하면 투표는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주의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방법을 포기한다면, 공동체를 망치게 하는 우(愚)를 범하는 일이다. 물론 투표를 하는 것도 안 하는 것도 전적으로 자신의 자유의지에 달린 문제겠지만, 그 결과는 개인이 아닌 공동체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인식해도 반드시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하루 지나면 본 투표(10일)가 실시된다. 이럴 때 한번쯤 기억해볼만한 고사가 있는데, 바로 '일약천금'(一諾千金)이 그렇다. '한번 한 약속은 천금과 같다'는 의미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가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것을 비유하는 고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말만 번지르르 늘어놓는 식언이비(食言而肥) 수준에 머물렀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런 정치인을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한다. 도산 안창호는 “참여하는 사람이 주인요, 그렇지 않는 사람은 손님”이라고 했다. 아니,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해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그 놈들 중에 제일 나쁜 놈들이 다 해먹는다고 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반드시 투표로 자신의 권리를 실천해야 할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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