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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묘편시-326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4.04.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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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전남과 광주는 민주당의 독주가 예상되고 있다. ‘지민비조’에 따라 비례정당투표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돌풍을 넘어 태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모양새다. ‘파란불꽃 펀드’ 1시간만에 200억을 모금했다고 하니 이번 선거 최대 이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들이 조국혁신당에 열광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현 정권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그의 가족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 있어서 가족은 아킬레스건과 같다. 국민들은 법적으로 조국을 판단한 게 아니라 그의 가족을 처참하게 만들었다는 것 때문에 분노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 대부분 국민들의 입장이다. 그런데도 현 정권은 그런 사실을 너무나 쉽게 간과하고 말았다. 그들 눈에는 오로지 자신들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처세밖에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굴묘편시(掘墓鞭屍)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묘를 파헤쳐 시체에 채찍질을 한다’는 뜻으로, 통쾌한 복수를 비유할 때 종종 활용되곤 한다. 

물론 지나친 복수를 비유하기도 한다. 이 고사의 출처는 초나라 신하였던 오자서(伍子胥)의 행위에서 연유한다. 오자서는 비무기라는 간신 때문에 집안이 멸문지화를 당한다. 너무나 억울했던 오자서는 한을 가슴에 품고 복수를 결심하며 오나라로 망명해 마침내 자신의 조국이었던 초나라를 쳐부수고 앙갚음 하게 된다. 자신의 가족을 몰살 시켰던 평왕은 이미 죽어 무덤 속에 묻혀 있었지만, 오자서는 분에 못이겨 무덤을 파헤쳐 시체를 채찍질한다. 얼마나 원한이 깊었으면 그랬을까 싶다. 자식을 죽이고 가족을 하루아침에 잃었던 오자서의 복수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어쩌면 조국도 그런 마음을 품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의 가족을 지나치다할 정도로 비참하게 만든 정권 을 향해 칼을 갈았을 것이다. 다만, 이번 조국 신드롬이 개인의 보복을 넘어 정말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의 폭정을 막는데 한몫을 한다면 그 자체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하겠다. 이래저래 요즘 영화 ‘파묘’가 1000만을 넘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번 총선을 마치고 나면 자기가 판 무덤에 스스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당은 나름대로 시스템을 통해 공천을 마무리하고 대표주자를 선발했지만 벌써 몇 사람은 유권자들의 입살에 오르며 곤혹을 치르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문제가 없어 보이는 후보자들도 잘 살펴보면 나라의 이익 보다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나온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과연 누가 광양시 민의를 대변하고 또 누가 국가 발전을 위해 헌신할 사람인지 최종적으로 가려내는 게 유권자들이 할 일이다. 비록 투표용지의 무게는 몇 그램에 불과하겠지만, 투표용지가 담고 있는 내용은 결코 물리적인 무게로 잴 수 없을 만큼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후보자들을 꼼꼼히 살핀 후 투표에 임해야할 것이다. 다이소 매장에 가서 1000원짜리 물건 하나 고르는데도 살피고 또 살피면서 광양시, 아니 대한민국의 4년을 맡기게 될 사람을 대충 선택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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