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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탁 - 325홀로 있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마음도 단단해지는 법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4.03.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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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탁(四顧無託)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마음을 의탁할 곳이 없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고사다. 조금 야박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인간은 혼자 태어나서 혼자 죽어야 하는 존재다. 어쩌다 새벽에 홀로 일어나 고요한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혼자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자각하곤 한다.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솔직히 우리는 혼자 그렇게 살다가 혼자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물론 사회적인 동물이라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는 하지만 결국은 혼자서 삶과 죽음을 마주해야 하는 것이다.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운 나머지 종교를 찾거나 사교적인 모임을 가지고자 하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실존적인 공허, 실존적인 외로움은 쉽게 메꿀 수 없는 법이다. 특히 요즘은 홀로 고요히 머무는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홀로 있는 시간을 거치지 않는 삶은 무게가 없게 마련이다. 우리 내면은 홀로 있는 시간 속에서 여물어지고 관계성의 밀도 또한 높아지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성인들의 반열에 서 있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홀로 있는 시간을 자주 보냈던 것을 알 수 있다.

석가모니는 룸비니 동산에서 홀로 명상에 잠겨 해탈의 경지를 이루었고, 예수는 광야에서 홀로 보낸 결과 하느님의 뜻을 깨닫게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인류의 정신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게 홀로 있는 시간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진짜 영성은 홀로 있는 시간에도 불안하거나 어색하지 않고 충만한 것을 말한다.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삶을 풍성하게 살기 위해서는 홀로 있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홀로 있어도 충만한 사람은 여럿이 있을 때도 결코 공허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면의 밀도가 촘촘하게 짜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 홀로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혹시 사방을 둘러봐도 마음을 의탁할 곳이 없다면, 비로소 내 마음의 나이테가 단단해지는 시간이라 여긴다면 홀로 있는 시간이 결코 두렵거나 외롭지 않다는 것을 자각하게 될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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