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사관

인간은 본래 사회적 동물로 태어났다. 인간은 다른 인간이 필요하다. 다른 인간이 없이는 나 스스로는 인간으로서의 완성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피차 인간에게는 이웃이 필요하다. 또한 필요할 때 서로 도울 수밖에 없다. 이웃이 이렇게 귀하건만 인간의 역사를 보면 인간이 서로 옳은 이웃이 되지 못한 때가 너무도 많다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이웃을 시기하고 싸우고, 심지어 죽인 일도 비일비재하다. 개인뿐 아니고 민족과 민족사이, 나라와 나라 사이에 더욱 그러하였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이웃에 대한 바른 관계를 회복하여야 한다. 이웃이 얼마나 귀한 것을 기억하고 서로 사랑하고 도와야 한다. 우리는 정말 바쁘고,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래서 나의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것 같다. 서로 선한 이웃이 되도록 힘을 써 나갈 때, 우리의 어려움들은 줄어들고 좀 더 희망찬 미래를 우리에게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뉴스에 공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후보자를 향한 고발, 당 대표를 향한 고발들이 있다는 것이다. 공자의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선행기언 이후종지(善行基言 而後從之)’ 즉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먼저 실천하고 그것을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웃에 대한 말에는 진실성이 있어야 한다. 말을 앞세우면 실천이 어려워진다. 공천이 무슨 뜻인가? ①여러 사람이 합의하여 추천함 ②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하는 것이다. 모두 행동을 먼저 한 후에 말을 해도 늦지 않다는 솔선수범을 공자는 강조하고 있다. 선한 이웃이 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리더십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다. 지역사회에서 투명경영, 윤리경영, 정도경영의 중요성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이 아닌가? 사람의 지위와 상관없이, 재력이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배움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우리는 한 인간 대 인간으로써의 도리를 잃어버린 말만 앞세운 추천만을 강조하고 중요시하는 사회에 살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본다. 

이웃 가운데는 특별히 외로운 이들도 있고, 슬픔을 당하는 이들도 있으며, 가난한 이들도 있다. 우리는 피차 이러한 선한 이웃이 먼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성경에는 이런 말이 있다.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몸과 같이 하라”(마태복음22:39). 이것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다. 합의 하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공정하고 정당하게 추천할 일도 아니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2008년 1월 서울대 합격생들을 위한 특강에서 “여러분이 지도자가 되면 말을 조심해 개인의 품격도 높이고 아울러 국가의 품격도 높여달라”고 강조했다. 나의 인간됨을 완성하는 이웃에게 우리는 말보다는 먼저 행동하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다시 느낀다. 지역사회에서 서로 서로에게 선한 이웃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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