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큰 비극이자, 우리 지역의 아픔 ‘여수순천10·19사건’을 ‘뉴라이트 계열, 우편향 인사’들로 구성된 정부의 ‘진상조사보고서작성기획단’이 작성한 보고서에 ▲‘봉기’를 ‘반란’으로 ▲‘진압’을 ‘토벌’로 바꾸고 ▲공산주의 혁명전략, ▲민간인 가담자 등으로 기록, 역사왜곡과 날조를 시도하고 있어 여순사건 유족들과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6일, 전남동부청사에서 ‘전남도민 비상대회’를 열고 “문제의 문건이 외부에 보고서 집필용역을 주기로 한 보고서의 작성지침인 셈’이다. '역사왜곡과 날조'에 맞서야 한다”며 기획단 해체와 재구성을 거듭 촉구하고, 기존 유족회 임원에 6개 시군별 비대위, 또 시민단체가 연대하는 방식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오랫동안 여순사건을 연구해 온 주철희 박사는 “보고서 문건을 처음 입수하고 경악을 했다. 자칫하면 유족 여러분은 빨갱이의 자식, 반란의 후예, 공산주의 혁명에 앞장섰던 사람들의 후예가 된다”며 “지금부터라도 유족, 시민사회, 언론, 학계 등 모두가 작은 차이를 극복하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수에서 온 한 유족은 “진상보고를 한다는 이름하에 역시 똑같은 왜곡을 하고 있구나. 그걸 느끼기 때문에 너무너무 속상하고 너무너무 분했다”고 말했다.

여순10·19범국민연대 박소정 대표는 “보고서 문건은 서울 여순중앙위원회가 메일 수신자를 착각해서 주철희 박사에게 메일을 잘 못 보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보고서 내용을 알게 된 것이다. 얼마나 다행이냐”며 “여순사건위원회는 1기 위원회가 끝나고 2기 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하는데 한 달이 넘도록 멈춰있다. 희생자 결정 심의를 하지 않고 있다. 특별법과 시행령을 엄연히 위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으로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여순사건중앙위원회를 상대로 대규모 궐기대회를 계획하는 등 기획단 해체와 재구성, 역사왜곡.날조를 막는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 12월 진상조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구성된 기획단은 20개의 조사 과제를 선정, 단 3건만 직접 조사했다. 나머지 17개 과제에 대해서는 외부용역을 줄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비상대책위원회는 3건의 조사보고서에서 사용된 용어들이 남은 과제의 용역 과정에서 ‘조사지침’으로 크게 작용, 여순사건이 ‘왜곡.날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