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만부동(類萬不同)이라는 고사가 있다. ‘비슷한 것이 많으나 서로 같지는 않다’와 ‘정도에 넘침. 또는 분수에 맞지 않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고사성어다. 먼저 비슷한 것이 많으나 서로 같지 않다는 의미는 다시 한번 깊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생래적으로 자기와 비슷하거나 닮은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모두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봄철마다 피는 꽃들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꽃들이 만개하지만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제각각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이치를 이해하게 되면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상대방은 어차피 나와 비슷할지는 몰라도 나와 일치하지 않는 존재이므로 나와 다르다하여 크게 서운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조물주가 이처럼 모두를 다르게 만든 것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삶을 인정하라는 뜻에서인지도 모른다. 물론 사람들은 어떻게 하든 나와 같게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기도 하지만, 그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서로의 개성을 존중해 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상하게 우리는 나와 사상이 다르면 배척하거나 비난을 하는데, 그런다고 해서 상대방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뭐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는 필자도 종종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향해 열을 내기도 하는데, 어쩌면 이게 모든 인간들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인 한계인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리 사회는 나와 다른 것에 대해 지나치게 날을 세우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는데, 도를 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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