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참으로 아이러니의 연속일 때가 많다. 실패한 일이 오히려 복이 될 때도 있고 성공한 일이 오히려 화가 될 때가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이런 경험을 직접 하거나 아니면 목격하게 된다. 인생이 아이러니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사는 사람은 어떤 환경이 닥쳐도 쉽게 좌절하지 않게 된다. 왜냐하면 그 이면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 80%가 패가망신했다는 통계나, 사업을 크게 확장시켜 남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자신의 가정을 지키지 못해 파탄 난 사람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흔히 말하는 인간만사 새옹지마도 이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 영만지구(盈滿之咎)라는 고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이 고사는 한 마디로 ‘가득 찬 재앙’이라는 뜻으로, 사물이 만족할 만큼 충분할 때일수록 재앙을 만나기 쉬움을 이르는 고사다. 사람들은 뭔가 가득차기를 바라며 살아가지만 가득차면 도리어 화를 불러올 때가 많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래적인 본성은 일단 가득 채우고 보자는 심뽀로 살아간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기보다는 늘 가지지 못하거나 또는 가질 수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 옛 말에 수만즉일(水滿則溢)이요 월영즉휴(月盈則虧)라고 했다. “물도 차면 넘치고 달도 차면 이지러진다”는 뜻이다. 하긴 이런 고사성어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이런 고사성어를 통해 자신의 삶을 점검해 보는 것도 손해날 것은 없지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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