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과 섬진강, 광양만 앞바다가 감싸주고 있는 우리 광양은 예부터 살기 좋은 고장으로 이름난 곳이다. 엄동설한, 눈보라가 휘날려도 눈이 오래 쌓이지 않고 땅이 얼어붙지 않는 따뜻하고 포근한 곳이 바로 광양이다. 풍수지리설의 비조이신 도선국사도 천하를 살펴보고 광양을 선택했고 고산 윤선도 역시 마지막 유배지로 광양을 택했다. 조선 영조 때 어사 박문수도 광양을 방문해서 ‘조선지 전라도요. 전라지 광양이며 광양지 골약이요, 골약지 성황’이라고 예찬했다. 이렇듯 광양은 백운산이 바람을 막아주고 섬진강이 물길을 열어서 광양만 앞바다에 풍요로움을 만들어 주었다. 1912년 일본제국주의는 광양백운산 일대에 동경제국대학교 임학부 부속 ‘조선 전라남도연습림’을 개설한다. 그들이 전국 산림을 답사하고 생태를 관찰한 결과 900여종의 생태수종과 ‘나도승마’등 백운산의 희귀식물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리고 생태연구를 계획적으로 하기위해 1919년 3월 연습림 관사를 광양읍에 건축하게 된다. 연습림이란 산림자원과 자연환경, 임업 및 산촌경제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시험연구를 수행하는 산림을 일컫는다. 이러한 연구를 하기 위해 광양 백운산이 최적지로 평가받은 것이다. 그리고 연구사업을 계획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교육과 학습, 시험연구와 자원조사, 기술개발, 자연생태계 보존 등의 업무를 추진하기 위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했다. 광양연습림은 당시 지방 연습림 중에 가장 많은 시설과 건물을 건립하게 되었다. 

그리고 봉강, 옥룡, 다압에 목탄(참숯)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다. 연습림을 통해 재정도 확보해 나간 것이다. 주요 건축물은 광양연습림 사무소와 백운산일대 관리사무실 12동, 옥룡추산사업소와 강의실, 교수숙소, 기숙사 4동을 갖추었고 1946년 광복이후 서울대학교 광양연습림, 2006년 서울대학교 남부 학술림으로 개칭하고 본격적으로 서울대학교의 중요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특히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 관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관사 건축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05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관사내의 전체 면적은 584평이고 1호관사는 약 57평, 2호 관사는 31평으로 지어졌다. 내부시설은 전형적인 일본식 건물로서 중간복도를 중심으로 길게 중문이 있고 좌, 우에 방들이 배치되어 있다. 바닥은 다다미가 깔려 있고 이중창문과 돌출형 외부창이 눈길을 가게 한다. 일본 열도의 여름은 무척 덥다고 한다. 

그래서 창을 많이 만들어 환기를 시키고 고온다습한 기운을 감소하기 위해 띠풀로 만든 다다미방이 많다고 한다. 내부에는 우리나라 주택의 벽장과도 같은 ‘오이시레’가 많이 있으며 곳곳에 공간을 활용한 미닫이가 많다.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보온이 되지 않아 ‘코타츠’와 같은 숯불난로를 사용하고 욕실의 욕조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일본인들의 건강유지 방법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1호 관사 앞에는 수령이 100여년 정도 되는 매화나무가 있어서 ‘학술매’란 이름을 붙여 보았다. 관사를 수리하면서 상량문이 발견 되었는데 1919년 3월에 건축 되었다는 기록이 있었다고 한다. 관사가 건축된 시기에 나무가 심어졌다면 올해 105년의 수령이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울대학교 연습림 1호 관사 앞에 서있는 ‘매화나무’, 관사에 오고 갔던 사람들의 벗이 되어준 매화나무에 대화를 나누어 보고 친구가 되어주면 우리 가족 중에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는 학생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좋은 나무이기도 하다. 서울대학교 연습림 1호 관사는 2012년도 까지 사용되었다고 한다. 2호 관사는 2015년까지였다. 105년 만에 우리 곁에 함께한 ‘서울대학교 남부연습림관사’ 일제 강점기에도 꿋꿋하게 광양의 정신을 지키며 자리 잡은 광양의 연습림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관사 옆 수목원에는 백운산에 분포되어 있는 나무와 식물들이 자랑스럽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대왕송, 영산홍, 참나무 6형제도 우리를 반겨주고 있으며, 또 하나의 광양의 명소가 되리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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