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낮 12시 17분경, 미국 덴버 동물원 인식표가 부착된 대머리독수리가 광양읍 사곡리 한 밭에서 날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소방당국에 접수됐다. 대머리독수리는 국내 기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2급으로 계절에 따라 국경을 넘어 이동하는 철새다. 이번에 구조된 독수리는 따뜻한 곳을 찾아 몽골에서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인식표는 몽골에서 독수리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 덴버동물원이 부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현용선 수의사는 “대머리독수리는 매년 겨울마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따뜻한 곳을 찾아 날아오는 철새다. 이번에 구조 된 독수리는 몸무게 6.4㎏의 비교적 어린 개체로 날개뼈의 관절이 탈구된 상태로 큰 부상을 입었다. 1년간의 치료와 재활이 필요할 것 같다”며 “치료 후 상태가 좋으면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날려 보낼 계획이지만 상태가 나빠 이동할 수 없게 되면 안락사가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는 지난 2007년 순천 인월동에 문을 연 이후 조류, 고라니, 너구리, 수달 등 매년 야생동물 1000여 마리를 구조하고 있다. 현용선·박유정 수의사와 차인환·허재웅 재활사 등 4명이 야생동물구조와 치료에 나서고 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