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대교는 여수시 묘도와 우리시 금호동을 연결하는 2,260m의 현수교이다. 주탑의 높이가 270m나 되고 2개의 주탑 사이 거리는 1,545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라고 한다. 1545라는 숫자는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해라고 했다. 대림산업이 우리기술로 2012년에 완공했고 공사비는 1조 700억원이 들어갔다. 여기까지는 우리 시민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그러면 이제부터는 이 다리와 관련해서 시민들이 잘 모를 것으로 짐작되는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

먼저 현수교 건설기술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최고의 수준이라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는 일이 있었다. 이순신대교 공사를 맡았던 대림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긴 2,023m의 현수교 차나칼레대교를 공기(工期)를 앞당기며 2021년에 완공하였다. 이 다리의 공식 명칭은 1915차나칼레대교다. 1915년 제1차 세계대전때 오스만제국이 영국군을 물리친 갈리폴리전투를 기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다. 아시아 대륙과 유럽을 연결한다. 세계 제1의 최장 현수교는 우리나라의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가 한팀이 되어 이루어 낸 성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두 번째 이야기는 교량의 유지관리에 관련된 내용이다. 책임은 전라남도에 있다. 다만, 비용은 전라남도와 여수시 그리고 우리시가 분담하고 있는데 우리시의 분담율은 24%이며 매년 15~20억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짐작된다. 효용성에 비해 우리의 부담이 크다. 해당 지자체들은 연결도로를 국도로 승격시켜 국가가 관리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중이라 한다.

세 번째 이야기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앞의 내용들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광양쪽 대교 밑 앵커리지 주변 이야기다. 중마동 성호아파트 앞 도로에서 길호대교를 지나 제철소 쪽으로 가다 200m정도 지점에서 좌회전하여 예비군 훈련장을 지나고 제철소 서쪽 울타리를 따라 1km쯤 대교 밑에 교량 상판을 걸어두는 쇠줄을 묶어두는 앵커리지가 둥근 모양의 시멘트 구조물 안에 있다.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이 구조물 주변을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의 교육 홍보 장소로 꾸며 두었으나 관리되지 못하고 있어 보였다. 보도블록을 깔아둔 넓은 공간에 바다와 연접된 친수구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군데군데 함몰(陷沒)된 블록 위로 작년에 자란 잡초는 고사하여 바닷바람에 흔들리고 있어 사람 손길이 전혀 미치지 못한 듯 황량(荒涼)하다. 방치해 두기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공간의 면적을 짐작해 보았다. 가로 100보 세로 500보였다. 한걸음을 약60cm로 본다면 60m×300m =18,000㎡정도 된다. 앵커리지 구조물은 지붕과 벽면을 이용하여 이순신 장군과 임진왜란의 핵심 내용을 소개하는 조형물이나 화판 등이 설치되어 있다. 지붕의 경사면에는 학익진(鶴翼陣)을 펼치는 판옥선(板屋船) 조형물 24개가 붙어있고 벽면 상단에는 임진란 해전(海戰)이 있었던 남해안 지도가 한자(漢字)로 조각되어 있다. 그 아랫부분 벽면 눈높이에는 (220×140cm)의 화판 23개가 설치되었다. 장군의 어록 15개를 비롯한 해전 상황 등이 들어있다. 또 북쪽면에는 3.5m크기의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서 있고 양옆으로 3m길이의 거북선과 판옥선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장군의 동상 앞에서는 매년 12월 16일경 제(祭)를 모시는 이들도 있다.

광양문화원과 또 다른 지역 내 문화 단체가 매년 장군의 순국(殉國)을 잊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광양만의 바닷길은 장군이 수없이 많이 오가면서 적의 섬멸(殲滅)을 기도(企圖)했던 곳이다. 장군의 체취(體臭)가 남아 있을 것 같다. 옛날 같으면 이곳은 바다 한가운데이다. 바다를 메워 조성된 땅으로 컨부두와 묘도 앞 바다가 코앞에 보인다. 방치(放置)된 이곳을 처음 시도 했던 것처럼 작은 역사공원이며 친수공원으로 다시 가꾸어 가는데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제철소 울타리 쪽은 키 큰 나무를 심어 공장 소음을 차단하고 대교 밑 공지에는 장군의 순국 시기에 꽃이 피는 애기동백을 심고 편의 시설도 보완하면 작지만 사랑받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 곳 벤치에 앉아 「컨」부두와 묘도 앞 바다를 오가는 배들을 바라보며 멍때리며 보내는 여유도 덤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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