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세월은 잡을 수 없어 2024년 갑진년, 청룡의 새해를 맞이했다. 대한민국을 찾아온 푸른 용은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상징한다. 풍요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이며,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국가와 개인이 성장할 동력을 주는 존재로 여겨진다. 이 용의 도래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앞날을 개척하는 용기를 불러일으키며, 모두가 함께 향하는 밝은 미래의 상징이다.

영국의 극작가 세익스피어는 “마음이 즐거우면 기쁨으로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데, 마음이 슬프면 얼마 가지도 못해서 피곤해진다.”고 말했다. 마음에 따라 가까운 길도 먼 길을 온 것처럼 힘들고, 먼 길도 가까운 길을 온 것처럼 힘들지 않음을 느낀다. 우리는 누군가를 기쁘게 할 수도 슬프게 할 수도 있다. 예쁜 어린 아이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 기쁨은 어느새 보고 있는 사람에게도 전달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 내가 누군가에게 기쁨을 준 일이 있었을까? 아니면 좋지 않은 언행으로 언짢게 한 사람들은 없을까? 사람은 늘 기쁠 수만도 없고 슬플 수만도 없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덕스러운 말을 하고, 기왕이면 배려하고 이해하며 살다 보면 슬프고 화 나는 날보다 기쁘고 행복한 날이 더 많아질 것이다. 기쁨을 주는 사람만이 더 많은 기쁨을 누릴 수 있고. 남을 기쁘게 하는 만큼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일은 없으리라.

도산 안창호 선생은 ‘주인 정신’을 교육함으로써 흩어졌던 미국 교민들을 단결시켰다. 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해 상해임시정부로 보냈고, 희망을 잃었던 교민들에게 자립할 용기를 심었다. 안창호는 희망조차 짓밟힌 일본 강점기에도 ‘대한 사람은 실력을 길러야 한다’며 많은 청년들을 긍정적인 마음으로 다시 일으켜 세운 참 교육자로도 대표된다. 어떤 교민이 도산에게 “우리를 이끌어갈 좋은 지도자가 없다”며 한탄을 했다. 그러자 도산은 “그것은 당신을 비롯한 청년들이 인물이 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요. 당신이 바로 그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소인은 탓을 남에게 돌리고 대인은 탓을 자기 안에서 찾는다‘고 한다. 불평 만을 늘어놓으며 남 탓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대인의 마음이다. 이것을 달리 말하면 ’주인 정신’이라 하겠다.  
대인(주인정신)은 공부해서 출세하자는 좀비 지식인이 아니라 공부해서 남 주자는 창의적인 지성인이다. ‘네 탓’이라고 책임을 회피하는 소극적 지식인이 아니라 ‘내 탓’이라고 기쁘게 책임을 지며 감사할 줄 아는 긍정적 지성인이다. 자기의 안전을 위해 글을 쓰는 지식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나눔을 위한 마음으로, 삶으로 글을 쓰는 책임적 지성인이다. 이런 실천적 지성인들이 주류를 이루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직장인들은 주어진 일에 의무로서가 아니라 주인 정신을 가지고 기쁨과 감사함으로 일하면, 직장 상사뿐만 아니라 거래처들, 동료직원들에게서도 존중을 받을 것이다. 그 성실함이 바로 세상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자신만의 무기가 될 것이다. 아직도 윤석렬의 검찰 공화국에 대해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지식인들이 많다. 앞으로의 한국이 너무도 걱정된다고 탄식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더 나은 결과가 있기 위한 한 발작 후퇴의 시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면 긍정적 대인의 마음이다. 현재가 고통스럽고 절망스러워도 긴 안목으로 볼 때 역사는 전진하는 것이니까.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다. 민주시민의 힘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위해 우리 자신들을 더욱 굳세게 단련시키는 기회로 만들어가는 것이 ‘주인 정신’이 아닐까. 지금 우리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를 살아 가고 있다. 그 속에 내가 있고 우리가 있기에 우리는 깨어있는 시민으로 주인정신을 가지고 하느님께로부터 선물로 받은 새해를 기쁨과 감사함으로 살아간다면 드디어 희망의 새 시대가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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