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랍 22일 광양시청에서는 국보 광양중흥산성 쌍사자석등 제자리 찾기 사업 선포식이 있었다. 고향사랑기부제 기금사업 제1호로 추진한다고 한다. 시장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참석하였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도 비슷한 행사를 했던 것 같다. “쌍사자석등을 찾으러 갑시다”하는 선포식만 두번하는 셈이다. 사실 우리가 잃어버린 문화재는 석등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를 보면 공식적으로 확인된 해외유출 문화유산이 22만 9천 6백여 점에 이르고 그중 일본에 95,622점이 있다고 한다. 확인이 되지 못한 것을 포함하여 추정한다면 몇십만점일지 모른다.

이들 중 가장 많은 유출이 있었던 때는 고려시대로 왜구에 의해 약탈 된 것이라 한다. 지난번 문제가 되었던 서산 부석사의 금동관음보살좌상도 왜구가 도둑질해 간 것이라고 했다. 쌍사자석등의 경우는 1931년 무렵 일본인 골동품 수집광(蒐集狂) 小倉武之助(오쿠라 다케노스케)에 의해 무단 반출이 시도(試圖)되어 총독부에 의해 서울로 올라가고 해방 후 광주국립박물관으로 내려오게 된 슬픈 사연을 갖고 있다. 우리 시의 관외 유출 문화유산을 보면 광양시지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1.금동팔각사리기 1점-동경국립박물관/ 2.상백운암목조삼존불감 1점-동국대박물관/ 3.광양읍 덕례리 회암출토유물 마제석검 1점-서울대박물관/ 4.중마동길호출토 마제석기류 4점-전남대 박물관/ 5. 옥곡원월리 지석묘 출토 유물 7종-전남대 박물관/ 6.옥룡사지 출토 유물 44건 134점 -순천대 박물관/ 7.마로산성출토유물 (수량불명)-순천대 박물관/ 8.광양읍 용강리 출토 유물(수량불명)-순천대 박물관/ 9. 목판본 불서

■옥룡사 달마대사 혈맥론-연세대/ ■송천사 육조대사 법보단경-성균관대, 동국대/ ■백운암 금강반야바라밀경 -연세대/ ■백운암 서천불조종파전법지요-동국대/ ■만수암 석가여래행적송-고려대/ ■병풍암 육조대사 법보단경-국립중앙도서관/ ■병풍암 보제존자 삼종가-성암도서관/ ■병풍암 법강경로사불설보살섬지계품-연세대/ ■초천사 함허당득통하상헌정독-동국대

물론 이와 같은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라 짐작된다. 유물의 관외 유출은 학술조사 과정에서 합법적인 경우도 있지만, 전쟁시 약탈과 평상시 도굴 도난에 의한 경우도 있다. 풍문에 의하면 30여년전에는 향교의 서고가 하룻밤 사이에 통째로 도난당한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잃어버린 기록물 중에 어떤 향토 자료가 있었을까?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 쌍사자석등의 반환운동은 이미 1992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서윤석문화원장이 중심이 되어 반환추진위가 결성되어 군민궐기대회를 하고 2,210명이 서명한 반환요구서가 문화부장관 그리고 국립박물관장에게 제출되었다. 반환 요구서는 그 후에도 반복적으로 올라갔지만, 회답은 명료(明瞭)했다.

“쌍사자석등은 소유권이 국가에 있고 반환은 불가능하다”라는 요지였다. 나주시도 우리와 같은 일이 있었다. 반환받을 유물은 1929년에 서울로 올라간 석등 1점이었다. 오랜 기간 동안 반환 운동은 성과가 없었으나 2017년에 나주시로 돌아왔다.박물관을 짓고 빌려오는 형태였다. 다른 지역의 경우에서도 안전한 전시공간이 마련된 곳에 빌려주고 있었다. 우리시는 시세로 보나 여러 여건이 박물관을 갖기에는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작년 문화계의 어떤 분이 신문에 이런 글을 올렸다. “없는 박물관은 어쩔 수 없으니 박물관과 시설 내용이 같은 도립미술관에 석등을 전시하면 어떨까”하는 제안이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문화재를 반환받을 때 본래 있던 제자리로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그러나 소유권자는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는 곳으로 가야 빌려줄까 말까, 생각해 봅니다. 쌍사자석등은 광양 것이라는 생각부터 지우고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아무튼 이번에 새로 시작한 쌍사자석등 찾아오기 사업의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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