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위원장 김영록 도지사는 기획단 구성 과정에서 무엇을 했는지 각성 촉구 유족이전에 전남도민, ‘청사관리원칙’ 운운 과잉대응에 화장실도 못가 유족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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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진상조사보고서 작성기획단이 ‘극우·보수성향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물들로 재구성하라”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무관심과 청사관리 원칙 운운하며 문부터 걸어 잠 근 전남도청의 과잉대응에 고령의 유족들이 울분을 터뜨렸다. 지난달 28일, 여순사건 순천·여수·광양·고흥 전남동부권 유족회와 광양여순10·19연구회, 여순10·19범국민연대 회원 등 범도민연대 50여명은 “여순10·19사건의 본질을 규명할 학계와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다. 진상조사보고서기획단의 편파적인 극우·보수 인사 선정은 결국 정부가 우리를 또 다시 빨갱이로 몰려고 하는 행태다”고 반발했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서를 내고 “총 단원 15명중 당연직 5명과 유족대표 1명을 제외한 위촉직 9명 대부분이 뉴라이트 활동을 했거나, 국민 비하 막말도 서슴지 않던 논란의 인물들이다”며 “뉴라이트 한국현대사학회 발기인, 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 철거를 주도했던 인물, 새누리당 공천 신청을 했던 사람, 제주 4·3 사건을 부정한 극우인사 등이 포함됐다”고 반발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유족들을 만나 국가 공권력으로 희생된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약속했다”며 “유족들의 가슴에 대못 박는 역사왜곡, 극우인사 등을 즉각 교체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인물, 학자, 법조계 인물들로 다시 구성하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김영록 전남지사의 각성도 촉구했다. 이들은 “김 지사는 여순사건위원회 중앙위원이자 실무위원장으로 지역의 목소리와 요구를 제대로 전달하고 관철해내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하지만 특별법 시행 초기부터 요구했던 기획단 구성에 대한 지역의 여론을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항의했다. 이어 “그동안 여순사건을 전남 동부지역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유족회와 간담회도 한 번 안할 정도로 유족의 아픔 해결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며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에 대한 도민의 열망을 무시하고 책임을 방임한다면 그 책임을 물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지사 퇴진운동도 펼칠 것이다”고 분노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했다.
한편 이날 항의서한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청사관리 원칙’을 내세우며 출입구 곳곳에 청원경찰을 배치하고 출입문을 폐쇄한 청원경찰 책임자의 과잉 행동이 유족들의 공분을 샀다. 유족들은 “우리가 칼을 들었냐, 총을 들었냐, 우리가 폭도냐, 유족이기 전에 세금 내는 전라남도 도민이다. 왜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느냐”며 “우리 손으로 뽑은 도지사가 노인들이 추운 날 청사 앞에서 떨고 있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도 그냥 모른 척 사라졌다. 실무위원장의 책임을 논하기 이전에 멀리서 온 나이 든 유족들에게 따뜻한 차한잔으로 대화를 시도하기는 커녕 문부터 덥석 걸어 잠그고 1시간이나 추위에 떨게 했다. 무관심하고 무책임한 이런 태도에 화가 난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광양여순10.19연구회 관계자는 “우리가 외친다고 이 정권이 들을 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고 역사 앞에나 희생자들 앞에 죄를 짓는 셈이다”며 “결과에 관계없이 진실을 밝히고 민주주의를 세우는 심정으로 이 싸움을 계속 해야 한다. 특히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인물들이 기획단에 이름을 올릴 동안 김영록 도지사는 무엇을 했는지, 도지사의 역할과 책임도 강하게 추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순사건 진상규명은 2021년 7월 20일 법률 제18303호로 제정한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임무를 부여받은 여순사건진상규명위원회가 내년 10월 5일까지 조사를 진행한 뒤 2025년 4월4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하면 모든 활동이 마무리된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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