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공동체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울 때면 늘 타이타닉호를 떠올린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타이탄은 거인족을 일컫는 말이다. 이름 그대로 ‘거대한 배’라는 뜻으로 높이 30미터, 너비 28미터, 길이 270미터에 무게 4만 6,000톤으로, 당시에 취역한 최대 군함보다 두 배나 큰 세계 최대 선박이었다.

당시 기술력이 집대성된 배로 ‘침몰 불가능한 배’로 여겨질 정도였다. 타이타닉호의 선장으로 최후를 마친 에드워드 스미스는 “나는 배를 침몰시킬 수 있는 어떤 조건도 상상할 수 없다. 현대의 조선 기술은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섰다.”고 장담했지만 빙산의 충격으로 인해 배는 침몰하고 말았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다.

당시 타이타닉호는 하층민들부터 시작해 최고의 부자들까지 모두가 승선할 수 있는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배가 침몰하자 그런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모두가 목숨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체가 바로 그렇다.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이기 전에 국가와 사회와 기업이라는 공동체의 배를 함께 타고 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같이 승선한 배가 잘못 될 경우에는 모두가 공멸하게 되는 데 ‘동주공제(同舟共濟)’라는 고사성어가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이 고사는 ‘같은 배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는 의미로 운명공동체라는 배를 함께 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새해에는 모두가 그런 심정으로 내가 소속된 공동체를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데 일조했으면 좋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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