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2024년 새해가 눈앞에 펼쳐졌다. 나는 새 노트에 “기회와 행복의 시간 시작”이라고 적었다. 새해가 되면 항상 하는 일종의 나만의 신년 의식인 셈이다. 먼저 한해를 돌아보니 모든 게 감사였고 축복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또 아이들이 엄청난 부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이 순간까지 무탈하게 지내 올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병원에서 생사를 헤매고 있을지 모르고 누군가는 파산을 앞두고 절망 속에 빠져 있을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는가. 그런 일이 왜 나만 피해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삶의 폭풍은 누구에게나 다 몰아칠 수 있다. 다만 평소 내가 삶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며 생활해 왔느냐에 따라 문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나는 늘 행복은 보기보다 단순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생각의 각도를 조금만 바꾸면 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사람이 어떤 현상을 바라본다는 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생각과 경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다는 것을 말한다. 그 이상을 넘어서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므로 생각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는가에 따라 불행이 행복이 되기도 하고 슬픔이 기쁨이 되기도 한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물론, 행복의 레시피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표준화할 수는 없다. 다만 60고개를 넘고부터는 시간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절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시간이 남아도는 것처럼 생각이 되지만 60줄을 넘어서는 순간 인생은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시간을 마치 맛있는 곶감을 아껴 먹듯 그렇게 사용하고자 마음을 먹고 있다. 물론 나도 10대 시절에는 시간이 강물처럼 차고 넘치는 것 같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른들이 ‘시간이 금’이라고 해도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매 순간이 그렇게 소중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눈을 맞출 수 있는 질적인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어떻게 하든지 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아야겠다고 마음을 먹곤 한다. 

우리는 모두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을 살아간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그 24시간을 쪼개서 48시간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하루 종일 빈둥거리며 무의미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다. 후회란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에 대한 시간의 보복이라는 말은 그래서 타당하지 싶다. 모든 사람들이 그처럼 갈구하는 행복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사람이 받는 일종의 선물인 셈이다. 

그러므로 늘 지금이라는 이 순간을 가치 있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 이상 인생을 멋지게 사는 특별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24년을 맞이해 내 자신과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다. 아침 잠자리에 일어나면 “감사합니다,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나직이 외치면서 하루를 시작하겠다고. 물론 지금까지 그와 비슷한 주문을 외우면서 시작했지만, 새해부터는 그 고백들이 내 삶에 완전히 젖어 들도록 할 생각이다.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모든 삶이 정각에 출발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모든 삶이 정각에 도착하는 것도 아니다” 라고. 이제 막 시작된 따끈따끈 새해, 행복한 삶을 살아가겠다고 마음먹고 있는 당신을 힘차게 응원한다. 그렇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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