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대 글로컬 대학 선정은 전남도민의 승리”
“스마트팜 육성, 우주항공 첨단소재, 애니메이션 분야”

교육부가 대학경쟁력 강화 정책으로 시행한 전국 10개 대학 글로컬 대학 공모에 순천대학교가 선정되었다. 향후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지원받고, 전남도에서도 1,349억원(직접투자 500억원, 공동참여사업 849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우리 모두 자축하면서, 이를 계기로 광양만권과 순천대학이 동반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성원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 먼저 글로컬이란 용어는 세계화(世界化 Globalization)와 지방화(地方化 Localization)의 합성어로서 일명 세방화(世邦化 Glocalization)라고 할 수 있다. 대학이 소재한 지역을 발전시키면서 세계 속의 대학으로 발돋움하자는 의미를 갖는다. 대학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기본적으로 국가와 지역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하는 책무를 갖고 있다.

순천대 이병훈 총장은 순천대의 글로컬 대학 지정은 전남도민의 승리라고 하면서, ‘국립대 그늘 속에 안주하지 않고 지방시대 주역으로서 지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힘차게 뛰어 글로컬 대학의 선도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의 말씀에서 순천대가 지역발전에 앞장서겠다는 목표와 방향을 확실하게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신뢰감을 갖게 한다. 일찍이 미국의 경영학자 P.F 드러커 교수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라는 저서에서 지식이 사회적 부(富)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모두가 이 주장을 공감하면서 국가의 경쟁력은 곧 지식의 산실인 대학의 경쟁력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학의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경주해 왔다.

글로컬 대학 육성 또한 그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해마다 년 초에 세계대학 Top 100! 자료를 발표한다. 2023년 학교 순위에 따르면 미국 28개 대학, 영국 17개 대학, 한국,호주,중국 각각 6개 대학, 일본,홍콩 각각 5개 대학, 프랑스 4개 대학, 독일 3개 대학, 이 밖에 13개 나라에 1~2개 대학이 들어있다. 압도적으로 미국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른 바 ‘아이비리그 8개 대학 중 7개 대학이 포함’됐으며 이들 대학은 미국이 독립한 1776년 보다 앞서 설립된 대학이다. 영국은 17개 대학이 들어 있으며 1776년 ‘국부론’을 출간한 ‘아담 스미스’와 같은 해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가 재직했던 글래스고 대학도 포함되어 있다.

오늘 날 세계평화질서를 유지하고 막대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체제를 수호하고 있는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를 구축한 배경에는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이를 뒷받침 해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때는 바야흐로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었다. 게다가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지방소멸이 눈앞에 다가왔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고 지방을 살릴 수 있는 처방을 지역대학이 만들어내야 한다.

그동안 광양시와 순천대는 여러 분야에서 산학관(産學官)연계활동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사례를 든다면 ▲청소년영재교육 ▲로봇교육 ▲우주항공소재분야 ▲매실특화연구 ▲스마트팜 35ha(10.5만평)조성 연구, 그리고 준 국책연구소라고 할 수 있는 ▲UIT(유비쿼터스)연구소(국비+시비 약 100억원 투자)를 순천대에 통째로 맡겼다. UIT연구소는 무선으로 물류위치 추적 RFID 태그제작이다. 

컨테이너에 부착해 놓으면 지구촌 어디에 있더라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철강코일을 비롯하여 어느 화물이든지 가능했다. 부수적인 연구결과로서 교량상태 점검을 원격으로 하는 일, 외국에서도 국내 가로등 점멸을 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관리부실로 중단되었다. 보다 획기적인 과제는 2008년 6월 5일 글로벌 특성화 대학 광양캠퍼스 설립 건이다. 세계적 수준의 R&D인력양성 거점대학 육성을 목표로 매년 50억원씩 12년간 총 6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1차로 부지매입비 50억원을 선지급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철강·항만·화학·조선·IT 그리고 에너지산업분야로 정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매출액의 0.1%를 연구비로 출연하겠다는 구두 언급도 있었다. 광양만은 세계 제 1의 단위제철소, 아시아지역 5위권에 드는 석유화학 콤비나트, 전 세계 10위권에 드는 항만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중화학공업지역이다. 당시 기준 총 생산액 120조,GDP기준 10%를 점유하고 있지만 연동효과면에서 보면 한국경제의 50%를 상회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소재중심의 사업으로 머물러 있다. 최종 소비재에 이르는 전방산업이 부재(不在)한 실정이다. 철강소재는 자동차·조선·기계류·건설자재, 화학소재는 기능성 화학제품·화학섬유FRP·필름(PE)·의약품 등 소비재 제품이 부재하기 때문에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소재산업기술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소재산업의 전방산업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R&D중심의 특성화 대학을 설립코자 했으나 지역 간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성화 대학 유치 건으로 동분서주할 때 울산광역시는 ‘유니스트(UNIST 울산과학기술대학)’을 설립하여 지역경제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으며, 불과 10여년 만에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여 전국 대학서열 10위를 마크하고 있다. 울산은 ‘유니스트’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1경(京)의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우리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글로컬 대학 중점 특화분야는 ▲스마트 팜 육성 ▲우주항공첨단소재 ▲애니메이션으로 되어있다.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내용이다. 특히, 전남은 농업주산지로서 농업혁명을 이끌어 낼 과제이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우주항공분야는 미래산업으로 촉망받고 있으며, 나로호 발사기지가 지근거리에 있기 때문에 입지조건이 매우 양호한 곳이다. 애니메이션 분야 역시 문화예술과 접목하면 파급효과가 매우 큰 과제라고 생각한다. 글로컬 대학 중점 특화분야를 책임감 갖고 열심히 추진하면서 광양만권 중화학 공업에 R&D기능을 강화하여 지역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순천대의 몫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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