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5년마다 이뤄지는 국세청 정기 세무조사 대상이 되는 기업 기준이 연매출 2000억원으로 완화된다. 과세당국이 세무조사 감축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세무조사 대상 기업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7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달 1일 국세행정개혁위원회 논의를 거쳐 법인에 대한 5년 주기의 정기 세무조사 기준을 연매출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법인세 사무처리 규정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은 행정예고를 거쳐 내년부터 곧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개정안에는 5년 주기 순환조사 대상이 되는 법인의 수입금액(매출) 기준을 15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법인 정기 순환 세무조사 기준은 2014년 3000억원에서 2015년 2000억원, 2017년 1000억원으로 계속 강화됐다. 

하지만 2019년 1500억원으로 완화됐고 내년에는 2000억원으로 조정된다. 5년 만의 개정이다. 국세청이 조사 대상 기준을 올리는 것은 기업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제한된 인력으로 조사 대상이 급격히 늘어나면 조사의 질이 떨어질 수 있어 매출 기준을 올렸다는 설명이다.

내년 순환조사 대상 기준이 완화되면서 정기 세무조사를 받는 기업 수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으로 연매출 1500억~2000억원 구간에 있는 법인은 700여 개인데, 기준이 완화되며 이들은 모두 순환조사 대상에서 빠진다. 내년 순환조사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기준이 되는 매출은 2022년 법인세 신고분이다.

매출 500억원 이상 법인 중 경제력 집중 우려가 있는 법인 등은 2000억원에 미달해도 순환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법인세를 성실하게 신고했다고 해도 10년 이상 세무조사를 받지 않으면 역시 ‘장기 미조사 법인’으로 분류돼 조사를 받을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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