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어느덧 겨울이다. 차가워진 공기, 2024년 새 희망을 기원하는 크리스마스트리, 다양한 감정이 교차하는 연말에 마음 아픈 소식이 때때로 들려 온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 수는 약 750만 명으로 전체 가구의 34.5%나 차지한다. 이를 반영하듯 요즘은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사람들은 점점 고립화, 파편화되어 가고, 연하여 고독사의 확산도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다. 

정부가 발표한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변 사람과 단절된 채 홀로 살던 사람이 극단적 선택이나 병사 등으로 시간이 지나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중 52.1%가 50대, 60대 남성이라고 한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이런저런 연유로 삶의 위기 앞에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고독한 이들은 도와줄 이 없이 외롭게 버려져 있음이 현실이다. 

무한경쟁, 각자도생 사회에서 출세와 성공, 물질적 풍요가 행복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 이렇게 앞만 보고 열심히 살던 사람들이 사회와 가정에서 설 자리를 잃고 삶이 무의미해질 때 그들은 허망해지고 절망에 빠진다. 가정공동체가 힘을 잃어가고, 공동체의 붕괴는 한 개인을 고립시키고, 사회의 약자들을 더욱 개별화시킨다. 어떻게 더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고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도록 할 것인가?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비롯되는 고독을 해소하기 위해서 우리는 이웃과의 소통에 관심하고 배려하는 삶이 절실해진다. 관계를 맺는 대표적인 방식이 대화다. 어울려 살기 위해 우리는 상대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며 어떤 기대와 요구를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대화다. 우리는 남의 말을 얼마나 진지하게 듣고 있을까? 

부부간에도, 부모 자식 간에도, 형제간에도 대화를 시작은 하지만 자칫 일방통행이 되곤 한다. 어쩌다 마음 상한 일이 있어 남편에게, 부모에게 하소연하려고 시작하면,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짓을 했느냐고 야단만 친다. 말을 꺼냈다가 위로 받기는 커녕 더욱 외로워진다. 

고독의 깊이를 들여다본 신학자 킬케고르는 ‘고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말했다. 끝까지 진지하게 남의 말을 들어 주는 것도 훌륭한 나눔이 되기도 할 것이다. 경청이야말로 최고의 대화 기술이다. 사람들은 말 잘하는 사람보다는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걸 잊지 말자. 경쟁이 아니라 협력으로 대화하고, 듣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바쳐야 할 것이다.

영국 BBC 방송국에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을 모아서 ‘행복 헌장’을 만들어 발표하였다.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를 규명해 본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대화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대화가 있는 삶이란 이웃과 소통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요, 대화 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하고 감사하며 사랑하게 됨으로 고독이라는 함정에서 벗어나게 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감사thank와 생각Think 은 어원이 같다. 깊이 생각하는 마음에서 감사가 울어 난다. 작은 것부터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바다도 작은 물방울로부터 시작되었다. 내가 없으면 세상도 없기에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감사하라. 세상에서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고독에서 방황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따스한 말을 전해주는 사람,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들을 고독의 병에서 헤어나올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우리는 서로 돕고 살기 위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는다면 아름다운 가치관이다. 사랑에는 한 가지 법칙밖에 없다. 그것은 타인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인생은 당신이 행복할 때 좋습니다. 그러나 더욱 좋은 것은 당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행복할 때입니다.” (교황 프란치스코) .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