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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불석숙(弋不射宿) -310익불석숙(弋不射宿)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3.11.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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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불석숙(弋不射宿)’은 ‘논어’에 나오는 구절로 ‘활을 쏠 때 잠자고 있는 새를 맞혀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나는 이 문장을 지난주 아침에 읽고 한참 생각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새를 잡기에 가장 좋은 기회인데, 왜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일까?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요즘 같은 실용주의 시대는 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이왕 새를 잡기로 했다면 방심할 때처럼 좋은 순간이 어디있겠는가 말이다. 그런데도 공자는 2천500여년 전에 이런 문장을 남겼다. 원문을 인용하면 이렇다.  ‘釣而不綱(조이불망) 弋不射宿(익불석숙)’ ‘낚시(釣) 할 때 그물(網)로 고기를 잡아서는 안(不) 된다. 활(弋) 쏠 때 잠자고(宿) 있는 새를 맞혀서(射)는 안(不) 된다’

여기서 사(射)자는 ‘쏜다’는 뜻 보다 ‘맞힌다’는 뜻이 더 강하기 때문에 ‘맞힐 석’으로 발음해야 한다. 지금도 낚시의 도리를 아는 낚시꾼은 낚싯대로 고기를 잡지 그물로 물고기를 싹쓸이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극히 평범한 일에도 다 나름대로 그에 맞는 도리가 있고 원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를 잡더라도 졸고 있는 무방비 상태의 새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사냥꾼의 자세인 것이다.

아무리 물고기나 새를 많이 잡고 싶다고 해도 원칙과 도리를 저버리면서까지 이익을 추구하면 안 된다는 지혜를 배운다. 물론 이익 앞에 자비나 양보가 허락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런 원칙과 도리를 지키는 사람이 있어야 바른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는 법이다. 이 문장을 기업에 빗대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중소기업같은 경우는 대기업의 밥이 될 위험성이 아주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영역을 잘 고수한다면 서로 공생공존하면서 더불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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