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일 일본에서 영화 '후쿠다 무라'가 개봉되었다.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발생한 관동대지진과 때를 맞추어 개봉하기 위해 미루어 왔다고 했다. 관동대지진은 우리 민족에게는 한이 서린 슬픈 일을 겪게 했다.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약을 탔다는 등 근거없는 악선전을 하고 일본말이 서툰 조선인을 찾아 막무가내 살해했다. 억울하게 살해된 조선인이 6천 명이라고도 하고 만 명이 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일본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자료가 없다고 하면서 모르쇠를 일관하고 있다.

'후쿠다 무라'는 福田村이라는 지바현 후쿠다마을에서 당시에 이 마을을 방문한 사투리를 쓰는 일본인이 조선인으로 오인되고 죽임을 당하는 사건을 소재로 한다. 관동대지진은 인명피해만 10만 5천 명에, 동경의 43%가 폐허가 되었다. 1995년의 고베대지진도 6,400여 명이 희생되었고, 2011년 동북대지진도 2만여 명이 죽거나 실종되고 지금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로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닥칠 지진이 더 걱정이다. 요즘 일본의 인터넷 매체를 보면, 거의 매일 올라오는 뉴스가 하나 있다. 그것은 미구(未久)에 닥칠 대재앙을 예고하는 내용이다. 첫번째 재앙은 주기적으로 발생했다는 남해 트러프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것으로 진단하면서 이와 함께 두번째 수도직하지진(首都直下地震)과 세번째 후지산의 분화가 동시에 발생하는 '공포의 대연동(大連動)'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남해 트러프 지진의 경우 2011년 동일본 지진의 10배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어 미증유의 국난이 될 것이라 하는데 30m 이상의 지진 해일(쓰나미)과 30만 명 이상의 인명피해를 말하고 있다. 동경을 중심으로 한 수도직하지진도 인구밀집지역인 만큼 많은 인명피해와 약 22조엔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되고 후지산의 분화는 흘러내리는 용암과 화산재에 의한 피해가 상상할 수 없는 크기가 될 것이라 하는데 이 세 가지 재난이 동시에 발생한다면, 그야말로 짐작이 불가능한 대재앙이 될 것이라 한다. 

동일본지진에서 보았다시피 일본의 변고(變故)는 우리에게 직간접으로 마이너스 영향을 주기쉽다는 점에서 남의 일이지만, 지켜봐야 할 사안인 것 같다. 만일의 경우를 생각한다면 우리도 시민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은 지진뿐만 아니라 풍수해(風水害)도 심해 세계 제일의 재해대국(災害大國)이라 말해도 지나침이 없다. 재해가 많은 만큼 시민에 대한 사전교육이나 예보시스템, 방재시설 등은 세계 제일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자연재해가 적은 곳이라 하지만 일본에 비해 사전 대비하는 것이 비교될 수 없는 만큼 소홀한 부분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2002년 많은 피해를 주었던 태풍 루사를 기억해 보자. 하루 동안 내린 비가 339mm이고 시우량(時雨量)은 86mm였다. 최근의 강우량으로는 흔한 경우지만, 당시는 예상 밖의 강우량이었다. 우리시의 피해는 1,036억 원이 집계되었고 정부에서 지원받은 복구비는 1,396억 원이다.

정부 지원은 정철기 의원이 끌어오고 현장 복구는 토목전문가 이성웅 시장의 지휘하에 100년 앞을 감안한 튼튼한 복구가 이루어졌다. 금년 여름에 비가 많이 왔다. 시우량도 1일 강우량도 루사 때와 비슷하게 내렸지만, 피해는 없었다. 다만 일시에 쏟아지는 집중호우로 식생(植生)이 없는 산지(山地) 경사면에서는 표토(表土) 유실이 있었다. 특히 등산로나 작업로에서 표토 유실이 더 많은 것 같다. 방지 시설이 필요해 보인다. 재해와 관련해서 우리시는 좋은 기록관(記錄官) 하나를 갖고 있다. 

루사 때 설치한 옥룡 덕천섬에 있는 ‘태풍루사 극복 기념관’이 그것이다. 왜 이것을 만들었을까?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나라의 지진은 일본에 비해 빈도나 강도가 낮지만, 내진 시설이 되어있지 않아 조금만 더 강하게 오는 경우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풍수해도 형태를 달리하며 매년 피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에 대한 사전교육을 통해 대비하는 자세를 갖추어 주는 것이 요구되고 기록관 같은 시설은 그때 필요하리라 본다. 개방이라도 하면 좋겠다.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