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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x 100 = 300,000정헌주 광양시중마장애인복지관 관장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3.11.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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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빈 병 하나에 100원인데 12개면 1천2백 원이다. 그런데 이 빈 병 하나 값이 대전지법의 어느 판사에 의해 2천5백 원이 되어 12개에 3십만 원이 되어버렸다. 이유는 생활고를 겪은 60대 초반의 여성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폐지를 모으다가 경비원이 한눈을 판 사이에 소주병을 훔쳐 자신의 수레에 실은 댓가로 3십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해품이 소액이기는 하나 유사한 수법의 범행을 반복하고 있으며 절도죄로 기소유예 처분 및 벌금형 처벌이 수회 있다”며 “생활고로 폐지를 수집하던 중 범행에 이르렀고 피해품 가액이 크지 않고 피해품을 모두 반환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그렇지만 이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정치검사들의 특할비를 거론하며 해도 해도 너무했다는 지적과 함께 얼마나 생활이 힘들고 고통스러우면 기소유예 처분 밎 벌금형이 수회 있음에도 또 빈 병을 절도했겠느냐며 판사의 인간성이 결여된 법 집행과 아파트 경비원의 비정함을 질타했다. 반면에 의견을 달리하는 누리꾼들은 유사수법의 범행이 반복됨에 대한 반성과 참회를 갖도록 하기 위한 경고 차원의 벌금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과 아파트 경비원의 철저한 직업의식을 두둔한 내용도 있었다. 이러한 사건 기사를 접하고 바로 같은 내용의 사례에 대해 찬반 논란을 종식시켰던 미담이 바로 생각났다. 

판사로서 죄인에 대한 준엄하고 공정한 법적 판결을 내리는 책임을 다하면서 죄인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훈훈한 온정을 베푼 미국의 피오렐로 라과디아 판사다. 라과디아 판사는 빵을 훔쳐 먹다가 법정에서 재판을 받게 된 노인을 향해 “늙어서 염치없이 빵이나 훔쳐 먹고 싶습니까?”라고 한마디 던졌다. 그러자, 노인이 눈물을 글썽이며 “사흘을 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때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하지만 빵 가게 주인은 비정하게 고소 취하를 권면하는 라과디아 판사의 청을 물리치고 ‘법대로’ 처리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판사는 노인의 호소와 빵가게 주인의 법적 요구를 듣고 한참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한숨을 길게 내쉬고 선고를 내렸다. “법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습니다. 죄를 범했으면 벌은 받아야지요. 벌금 10달러를 내시거나 아니면 열흘간 감옥에 가 계십시오.” 방청석에서는 인간적으로 사정이 딱해 판사가 용서할 줄 알았는데 해도 너무 한다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일인가. 판사가 재판 선고를 내리고 나더니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 옆에 있는 모자에 넣더니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내가 그 벌금을 내는 이유는 그동안 내가 좋은 음식을 많이 먹은 죄에 대한 벌금입니다. 나는 그동안 좋은 음식을 너무나 많이 먹었습니다.

오늘 이 노인 앞에서 참회하고 그 벌금을 대신 내어드리겠습니다.” 이어서 판사는 “이 노인은 이곳 재판장을 나가면 또 빵을 훔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 모여 방청한 여러분들도 그동안 좋은 음식을 먹은 대가로 이 모자에 조금씩이라도 돈을 기부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러자, 그 자리에 모인 방청객들과 경찰들까지도 호응해 십시일반 호주머니를 털어 모금해 할머니 손에 쥐어주었다. 그렇게 해서 모금된 금액이 무려 47달러 50센트나 되었다. 그 당시 이 돈은 대공황의 불황 속에서 결코 작은 돈이 아니었다.

라과디아 판사는 이 재판으로 인해 유명해져서 나중에 뉴욕시장이 되어 역대시장 중 가장 이름난 시장이 되었고, 후에는 뉴욕에 있는 공항 이름까지도 라과디아 공항으로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 시작되었다. 생활고를 안고 있는 주변의 이웃들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이다. 혹시 먹고 살기 어려워 생활고를 받는 주변 이웃이 있다면 추위를 느끼지 않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을 두고 관용을 베푸는 인정이 넘치는 맑고 밝고 훈훈한 사회가 되면 좋겠다. 12 x 100 = 300,000이 되는 비정하고 야박한 겨울이 되지 않도록 우리들 주변에 지혜롭고 슬기로운 피오렐로 라과디아 판사와 같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 인간미와 온정이 넘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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