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말 인간을 지배하는 것 70%가 우연일까 하는.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반박을 하려고 해도 주변을 돌아보면 우연과 우연에 의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는 것을 수시로 목격하게 된다. 오죽했으면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입에 오르내리겠는가. 모든 일의 승패는 운이 7이고 재주가 3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 말을 뒤집어 놓고 보면 행운이라는 것도 준비된 사람이 활용할 수 있고, 시련도 준비된 사람만이 극복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무방하지 싶다. 아무리 좋은 운이 온다고 해도 준비되어 있지 않는 자에게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인생이 수고하고 땀흘린 대가를 그대로 돌려받지 못할 때도 많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그 땀과 수고도 시간이 많이 흐른 어느날 다시 몇 배로 돌려받기도 하는 법이다.

설령 내가 원하지 않던 운이 70% 작용한다고 해도 나머지 30%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운도 노력하는 습관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종종 운칠기삼(運七氣三)을 습칠기삼(習七氣三)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운명은 좋은 습관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좋은 습관이 좋은 운을 부르게 되는 셈이다. 교룡득수(蛟龍得水)라는 고사가 이와 맥이 닿아 있다. “교룡이 물을 얻었으니 때를 만났다”는 의미로 좁게는 세상 사람들이 좋은 기회를 얻음을 뜻하고, 넓은 의미는 “임금이 백성을 얻음으로써 비로소 그 권위가 선다“ 는 깊은 속뜻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교룡(蛟龍)은 상상 속의 동물이다. 몸은 뒤틀어져 있고, 아래 모양은 뱀 같이 길며, 그 힘은 큰 물결을 일으키는데 뿔은 없는 용처럼 생긴 동물을 교룡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재주와 능력이 탁월한데 빛을 보지 못하는 영웅호걸을 일컬어 교룡이라 불렀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은 후 자신의 재주를 알릴 방도를 찾는다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달성하게 되는 법이다. 결국 70%의 운을 30%의 노력이 뒤집게 되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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