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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1"어야튼 새 식구가 들어오니 집안 분위기가 따스하다"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3.11.0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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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려고 가게를 나오다 엄마 없는 새끼고양이를 보게 되었다. 눈은 뜨고 걷는데 아직 아장아장 거린다. 엄마를 어디 두고 도심 한복판 에서 혼자 있다. 차도 많이 다니는데 보기에 걱정이 되서 잠시 지켜 보니 더 위험해 보여서 잠시 한쪽 구석에 옮겨 놓았다. 무얼 알겠는가.

지금 자기가 이 넓은 세상의 어디에 있는지를. 다만 엄마만 생각하고 이리저리 찾으러 기웃거릴 뿐인것 같다. 한적한 시골의 약간 등성진 언덕 근처이면 조금뒤에 에미가 오겠거니 하며 가던 길을 쉬이 가겠건만 여기는 그런 곳이 아니니 그게 쉽지 않다.

계속해서 차길로 가려는 그녀석이 위험해 보여서 못가게 발로 막으니 자꾸 내 발등을 넘어 가려해 손으로 붙들어 안아 도로에서 조금 떨어진 골목 안쪽으로 옮겨 놓는다. 무얼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가 없다. 몇 번이나 들어서 안전할 듯한 곳으로 옮겨 놓으니 ,그 후로는 나를 느꼈는지. 자꾸만 주위를 맴돌며 야옹거린다. 보아하니 이제 막 걷기 시작한지 얼마 않된것 같고 눈도 쪼매하다. 그야말로 이제 막 걷게 되어 세상 위험한줄 모르고 엄마에게서 탈출한 호기심 많은 애기 고양이 인듯하다. 혹시나 엄마가 데리러 올까 하여 한 쪽에 두다가 다시 조금더 구석진 곳으로 놓아도 자꾸만 길가로 가려다 내 주변을 맴돌더니 힘이 드는지 잠시 주저 앉는다. 그러고는 다시 아장아장 걸으며 어디론가 가려한다.

어두워지는 도심 한복판의 골목 어디선가 ''야옹''하며 골목을 비집고 나올것 같은 에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철없이 울어대는 아기 고양이 울음소리만 애처롭다. 아직은 초가을이지만 그래도 해가 지면 제법 쌀쌀하다. 난 캣맘도 아니고 길양이를 가끔 가게 뒷편에서 어슬렁거리는 녀석들에게 혹시나 하고 웃으며 괜히 손바닥을 뻣치는게 전부인 아무 상관없는 아저씨일 뿐이다. 키워볼까 하고 생각은 해봤어도

키워야겠다고는 생각을 안해 봤다. 어쩌다 보는 강생군들과 길양군들이 이뻐는 보여도 그들의 아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다. 그러한 이유는 충분하다. 아직 애들도 학생이고 특히 울딸은 사고뭉치로 손 많이 가는 다큰 애인데 한순간의 귀여움으로 인한 사랑에 입양했다가는 나의 자유로운 취미생활인 서예가 방해를 받는 등
여러가지가 쉽지 않을것 같아서 이기도 하다. 갈 길도 먼데 괜히 역여서 온 집안을 매일 청소해야하는 중년의 의무를 결코 내 자신에게 하나 더 지우기가 싫어서이다.

그래도 한번쯤은 고민해봤다. 딸애가 초2때 고양이 키우자고 울면서 떼쓰는 것을 아빠가 비염이 심해서 않된다는 핑계로 매정하게 거절했다. 집도 비좁고 청소하기에 자신이 없어서 였다. 물론 비용도 조금은 부담이 된다는 소리도 익히 들어왔다. 그뒤로 예쁜 딸아이는 가끔 아파트 모퉁이에 살고있는 길양이를 찾으러 다니며 놀기도 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통조림이나 간식을 사주기도 하였다. 그 또래의 여자 아이들이 그러하듯이 우리 애도 그렇게 자랐다. 자기가 이름을 지어주고는 학교를 오가며 챙기기도 하였다.

그중에서 K라고 이름을 붙여주고서 예뻐해준 검정색의 큰 고양이가 생각난다. 무슨 사연인지 사람에게 커다란 경계심을 갖지 않는 집고양이같은 길양이었다. 그뒤로 가끔은 그때 우리 애의 부탁을 들어 줄걸 하고 후회하기도 했다. 특히 중2때 크게 방황하며 애먹일때 더했다. 집에 강아지나 고양이가 있으면 밤에 거리를 싸돌아 다니지 않고 집에 빨리 들어 오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에서 였다. 큰 방황의 홍역을 치르고 지금은 고 1인데 학교 밖 청소년이다. 대신 열심히 나름대로 고깃집에서 알바를 하며 검고를 준비하고 있다. 학교는 싫어도 중졸은 싫은가 보다.

그래서 일까. 나도 모르게 아장거리며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두손으로 안고 차에 태우고 있다.
집사람도 마다하지 않아 집에까지 왔다. 애기라서 그럴까. 야옹거리며 울어도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없다. 집에 데리고 오니 계속해서 울며 보챈다. 아내가 야옹거리며 보채는게 싫어서 인지 다시 데려다 주자고 한다. 나도 그럴까 생각하고 있던 찰라에 딸애가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는 소리에 어디에선가 금새 집으로 온다. 그리고 우리가 다시 그곳에 데려다 주고 오겠다 하니 애 엄마가 데리러 안올지도 모르고 설령 오더라도 사람냄새 가득한 새끼를 데리고 가지 않을거란다. 그 말에 하는 수 없이 그냥 데리고 살자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한 달 전에 강아지 키우자고 하길래 오빠가 싫어해서 안된다 하며 넘어 갔는데 딸애가 눈치 빠르게 못가게 막은것 같다. 은근히 그럴수 없는 상황이라 하면서 지가 키우겠다며 한 수 더 뜬다. 못이기는 척 하고서 그러자 한다.

사실 고양이를 앞뒤 안재고 집에 데리고 온것이 딸애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도 안가지, 그렇다고 딱히 학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것도 아니지, 남들은 낮에 움직이고 밤에 자는데 우리 애는 밤새 놀고 낮에 자니, 지가 좋아하는 고양이라도 집에 있으면 밤에 알바 마치고 집에 빨리와서 밤새 고양이 돌본다고 붙들어 매일까 해서이다. 이러한 나의 바램이 적중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야튼 새 식구가 들어오니 집안 분위기가 따스하다.

다음날 딸애가 자기 친구와 함께 아침 일찍 동물병원엘 데리고 가서 건강상태를 물어보니 생후 3주 정도이고 건강도 양호하다고 한다. 병원 방문 후 당장에 고양이 분유와 이동장 그리고 화장실 모래도 같이 사온다. 그러면서 수시로 아빠에게 물어보고 보고한다. 기분이 업 된 느낌이 확실하다. 이리 저리 지 친구들에게 자랑섞인 소개도 늘어 놓는다. 아빠가 가게 근처에서 아기 고양이를 데리고 왔는데 넘 예쁘고 귀엽다 면서. 그리고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에게 당장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대한 조언도 구하고 열심히 유튜브를 뒤진다.

이름을 ''애기''라고 짓겠다 하길래 ''가을'' 이나 ''봄''이 어떠냐하니 벌써 ''애기''라고 동물병원에 등록하였다 한다. 지도'애기면서 애기라고 이름하고 돌보는것같아 살며시 웃음이 나온다. 그러고보니 딸애가 정말로 엄마처럼 행동하는것 같다. 집에 조금은 빨리 오는것 같고 밥챙기고 화장실 만들고 발톱도 손질한다. 분유며 이유식이며 하나씩 챙겨준다.

그래도 밤새 놀고 새벽 4시에 돌어오는것은 금방 안 바뀌고있다. 그래도 오면은 고양이 밥을 챙기고서는 '애기!'' 하며 밝은 목소리로 고양이를 챙긴다. 그러면 인형깉은 애기는 아장아장 걸어 가서 살며시 지 엄마 무릎위를 올라가서는 좋다며 골골송을 옹알거린다. 내게도 자주 와서는 무릎위에 앉는다. 그러다 살짝 드러누워 장난도 부린다.
놀아 달라고 보채기는 기본이고 잘려고 누우면 살며시 곁에와서 기대다 같이 잠든다. 그러다 새벽에 먼저 일어나면 가슴위로 올라 왔다가 다시 내려 갔다 하면서 내가 일어 나기를 기다린다.

간끔 좋다며 손가락을 깨무는데 내가 잘때는 옆에서 울지도 않고 암전히 앉아 있는 것이 내가 자는것을 아는것 같기도 하다. 어쩌다 집사가 되었다. 딸애는 아기를 돌보는 엄마가 되었다. 그저 곁에서만 구경해오던 애완동물 가족이 된것이다. 아기 고양이가 가족이 되면서 생활이 조금은 달라진다. 유튜브는 온통 고양이 이야기들이고. 새벽 세네시에도 일어나서 애기를 챙긴다. 밥챙겨서 먹이고 다시 잔다. 지금은 이유식 중이다. 처음에 데리고 와서 젖병을 물릴때보다 훨 수월하다. 이제 생후 한달이다. 서너달이 지나고 한살이 되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다. 아마 말썽도 부릴것같다.

딸애가 애기로 인해 많이 행복해 하기를 바랜다. 어릴때부터 돌보면 남다르다 여기고 조금이라도 더 집에 매여질 듯하다. 애기 키우는 이야기로 청소년기의 남은 시간을 엄마 아빠와 좀 더 소통할듯 하다. 애들이 커가면은 부모와의 대화가 쉽지 않은데 그러한 소원한 서먹함이 자연스레이 좁혀질 듯 하기도 하다. 용돈같은 요구사항이 있을때만 전화하는데 애기 밥먹여 주라고, 지 없을 때 잘 챙겨서 놀아 주라고 애교석인 부탁도 한다. 그래서 좋은듯 하다. 애기로 인해 딸애가 좀 더 웃을일이. 아빠와 대화할 일이, 내가 지 방에 노크하고 찾아갈 일이 생긴것이다. 여기 애기 왔냐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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