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문화원(원장 김종호)이 지난 13일 80여명의 시민들과 함께 군사시를 찾아 군산시가 보유한 근대문화 유산을 향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년 분기별로 추진해 오고 있는 이번 문화탐방은 시민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날 역시 두 대의 차량을 동원해 군산을 찾은 탐방객들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조성한 근대식 건물들을 돌아보며 역사인식을 새롭게 재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방문객들은 70여만평에 이르는 은파호수공원을 시작으로 군산 근대사 박물관, 근대미술관, 초원사진관, 여미당 등을 돌아보며 과거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즐겼다. 특히 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등 군산에 관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군산은 호남평야에서 거둔 세곡을 보관·수송하기 위한 조창이 설치된 경제적 요충지였다. 1899년 군산항이 개항할 무렵엔 무역항으로서 황금빛 미래도 꿈꿨지만,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근거지로 왜곡된 성장을 겪어야 하는 도시가 됐다. 근대화의 상징인 기찻길이 놓이고 신작로가 뚫렸지만 이는 모두 일제가 약탈을 위해 조성한 것이었다.
 

김종호 문화원장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우리나라 역사의 아픔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로비에 들어서면 일제가 대륙에 진출할 정략적인 목적으로 건설한 어청도등대가 반겨주고 있으며, 3층 근대생활관에는 약 40㎢(1200만 평)에 이르는 구마모토농장의 토지 목록, 창씨개명 호적 원부 등 일제의 수탈과 탄압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다수 전시되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한쪽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우연히 친구 따라 참석하게 됐다는 최소영 씨는 “아마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이런 장소를 찾을 때마다 그 당시에 숱한 아픔을 겪으면서 생활해야 했던 우리 민초들이 눈에 밟혀 가슴이 찡해진다”며“ 그래도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도록 잘 보존한 탓에 역사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어 천만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런 기회를 제공해 준 광양문화원 관계자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경택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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