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혼 말살 황국신민 일제강점기 교육 한 눈에... ‘한밭교육박물관’
민간인 수천여명이 집단 학살당한 단일지역 내 최대 학살 현장 ... ‘산내면 골령골’

역사의 비극과 아픔을 잊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다크투어리즘’이라 할 수 있다. 1948년 10월 19일, ‘동포의 가슴에 총을 겨눌 수 없다’며 제주출동을 거부하고 여수에서 일어 난 ‘여순사건’은 한국 현대사의 ‘큰 아픔’이다. 광양지역도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고 백운산이 있어 피해기간도 길었다. 다른 도시가 갖고 있는 학살의 흔적, 수탈의 흔적을 찾아 ‘여순사건’의 비극을 알리고, 희생자와 그 유족의 고통과 깊은 상처에 공감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우리 지역의 아픈 이야기가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으로 기억될 수 있었으면 한다.                             <편집자 主>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우리의 방식 ‘다크투어’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지금까지 여순10·19와 관련된 지역을 돌아봤다. 제주4·3, 여순10·19 등과 함께 국가가 저지른 민간인 학살 중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대전 동구 산내면 골령골이다. 대전은 국가폭력이 자행된 골령골 뿐 아니라 황국신민교육으로 민족혼을 말살하려 했던 ‘한밭교육박물관’ 등이 있어 자녀들과 다크투어를 다녀오기에 좋은 곳이다.

▶한밭교육박물관
한밭교육박물관은 1938년 일제강점기에 준공된,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로 2층짜리 붉은 벽돌 구조로 되어있다. 대전광역시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된 이 곳은 1992년 7월 교육박물관으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한밭교육박물관은 야외전시장과 4개의 전시실, 3개의 체험실 등을 갖추고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의 우리나라 교육변천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이중 더욱 눈여겨볼만한 공간은 ‘일제강점기 교육전시실’로 ‘황국신민사석’을 통해 일제가 조선의 민족혼을 말살시키고자 펼쳤던 교육정책과 ‘조선어독본’을 통해 교육으로 독립의 염원을 다졌던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1910년부터 1945년까지의 교육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데, 보통학교-소학교-국민학교까지 지금의 초등학교로 이름이 바뀌게 된 과정은 물론 당시 수학여행과 운동회가 식민교육의 도구로 이용되었다는 기록도 살펴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국민 누구나가 와서 봐도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시인할 수 밖에 없게 될, 독도의 진실을 알기 쉽게 펼쳐놓은 ‘독도체험관’도 마련되어 있어서 교육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나무 책걸상, 풍금, 난로 등 1960~70년대 교실을 재현해놓은 박물관 내 옛 교실과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내선일체·황국신민화를 강화하기 위해 1937년 학생들에게 외울 것을 강요했던 ‘황국신민서’와 관련해 1995년 7월에 대전 동구 산내초등학교에서 발견된 ‘황국신민서사지주(皇國臣民誓詞之柱)’와 충무공 이순신을 기리기 위한 ‘여수타루비’,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등을 박물관 밖에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다양하다. 

▶산내면 골령골 민간인 희생지...‘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산내면 골령골은 6·25전쟁 도중 대전형무소에 수감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한 집단학살지다. 1950년 6월에서 7월 사이에 대한민국 국군에 의해 첫 학살이 자행됐고, 두 번째 학살은 1950년 9월에 북한군에 의해 발생했다. 2005년부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가 시작되었으며, 2008년에 북한군에 의한 학살, 2010년 에 한국군에 의한 학살 등 불법 집단학살에 대한 진실규명이 이뤄졌다.
 

▲ 골령골 1학살지 C구역 유해발굴 현장에서 드러난 시신이 불탄 흔적 (2021년)<사진제공=(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

‘대전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이라고 알려 진 이 곳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최소 4천여명에서 많게는 7천여명까지 학살돼 매장된 곳으로 한국전쟁 시기 대한민국 내 단일지역 최대 규모 희생지이다.
대전 산내면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지에 희생자 추모시설, 인권교육관 등 전시관, 숲 체험 공간, 기념탑 등을 갖춘 추모 평화공원 건립이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신 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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