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는 일일 것이다. 마음과 물질을 다 바쳐 상대방을 사랑했는데 돌아오는 게 배신이라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겠는가.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막장 드라마를 위시해 온갖 소설과 드라마들이 바로 이런 일을 주제로 이끌어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녁 마음 같아서는 상처가 없었으면 좋겠고 또 배신이 없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랑은 사소한 오해가 발생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기도 하는데 애마지도(愛馬之道)라는 고사가 바로 그렇다. 자신이 키우는 말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육사가 있었다. 매일같이 정성을 다해 말의 털을 빗겨주고 좋은 사료로 말의 배를 채워줬다. 

그러던 어느 날, 말의 등에 파리가 한 마리 앉아서 말을 괴롭히는 것을 보게 됐다. 그는 손바닥으로 세게 쳐서 파리를 잡았다. 그런데 말은 사육사가 자신을 때린다고 생각하여 깜짝 놀라 뒷발로 사육사의 갈비뼈를 걷어찼고, 결국 사육사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사육사가 사랑해서 한 행동이 말에게는 상처가 되었던 것이다. 중국 전국시대 철학자 장자는 내가 한 사랑의 방식에 문제는 없는지 먼저 돌아보라고 충고한다. 나는 사랑이라 생각했지만 상대는 그 사랑이 자기를 힘들게 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 사랑을 할 때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해야 한다(可不愼邪)고 거듭 강조했다. 사육사 의도는 말을 괴롭히는 파리를 잡으려는 것이었지만 말 입장에서는 자신을 때린 행위로 받아들인 것이다. 

물론 사육사 의도를 제대로 알지 못한 말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사육사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봤어야 했다. 사랑이 아무리 극진하더라도 상대방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오직 나만의 방법을 고집한다면 상대방에게 사랑이 아닌 구속으로 받아들일 여지도 있는 법이다. 공자는 사랑에 대해 정의하기를 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 즉, “상대방이 잘 살기(生)를 바라는(欲)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참으로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그 관계를 잘 유지하는 비법은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랑은 주는 사람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을 더욱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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