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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사람들 마음 어루만져 주고 싶어”김미원 더 행복연구소 소장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3.08.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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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정신질환은 흔한 질병이 된 지 오래다. 국가 기관에서 발표한 정신질환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신질환이란 사람의 사고-감정-행동 등에 영향을 미치는 병적인 정신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 불안, 우울, 불면, 화병,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은 현대인이 흔히 겪는 질환 중 하나다. 그중에는 물론 가벼운 치료만으로도 쉽게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정도에 따라서는 사람의 정신노동과 육체노동 모두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신질환은 그 증상이 눈으로 분명하게 확인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단어 자체가 주는 막연한 두려움과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상담학을 공부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랑방 같은 상담소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번에 ‘더 행복연구소’라는 상담실을 오픈하게 됐다. 그러고 보니 퇴직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개월이 흘렀다. 37년이라는 시간을 공직에 몸담으면서 참으로 많은 상황을 눈으로 목격했고 또 직접 겪기도 했다. 그래서 퇴직하면 상담소를 열어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거들고자 다짐하면서 상담심리를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광양읍 문화원 옆에 작은 상담실을 열게 된 것이다. 

물론 상담학을 공부하다 보면 인간이 얼마나 많은 얼굴로 살고 있는가를 발견하곤 스스로 입을 다물지 못할 때도 있다. 심지어 진짜 나는 누구일까? 헷갈릴 정도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인격’이라는 것도 ‘페르소나’라고 부르는데, 그 어원을 보면 ‘가면’이라는 뜻에 다름 아니다. 사람은 상황에 맞는 가면을 쓸 수밖에 없는 존재다. 가정에서는 아버지와 남편이라는 가면을 써야 하고, 또 직장에 나가서는 그에 맞는 가면을 써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기도 한다. 물론, 건강한 사람은 자신 역할을 잘 소화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많다. 상담사의 도움이 필요한 지점이다. 상담은 결코 거창한 게 아니다. 곁에서 상대방의 문제점을 들어 주고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담이다. 

그러므로 상담실 방문하는 것을 어 려워할 필요는 없다. 상담을 하다보면, 개인의 성향이나 기질적인 문제도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사회불평등, 불공정한 시스템 등 사회구조적인 문제에서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특히, 현대인들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불안과 분노를 가슴에 쌓아두고 있으며, 이러한 감정들이 우울증과 무기력증, 공황장애, 분노조절 장애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정신적 질환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소위 말하는 ’묻지 마 살인‘도 그렇다. 누구도 정신적 질환이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기 어렵다고 확신하는 지점이다.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만 하는 중요 과제지만, 그런 환경이 조성되기까진 훨씬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심지어 국민 10명 중 8명은 내 삶이 불행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깊은 병을 앓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정신건강을 사회와 깊은 연관성을 지닌 무형 자본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어느 내담자는 이런 고백을 했다. “한국 사회는 불가능한 목적을 설정하고 불가능한 성공의 잣대를 추구해요.

그러다 보니 그런 조건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평생을 허비하고 사는 것 같아요. 마음이 수시로 허전한 이유인 것 같아요.” 다들 알고 있다시피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우리나라다. 그래서 ‘더 행복연구소’는 사랑방 같은 상담 분위기를 지향하며 문을 열었다. 바라기는 이 門이 사람들 마음속에 아름다운 무늬를 그리는 문(紋)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담아 오늘도 '더 행복연구소'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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