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茶山) 정약용처럼 독서를 좋아한 인물도 드물 것이다. 그가 500여권의 저서를 남겼던 것도 모두 독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의 제자인 황상(黃裳)이 전하는 바로는 ‘과골삼천(踝骨三穿)’, “두 무릎을 방바닥에 딱 붙이고 공부에만 몰두하다 보니 바닥에 닿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고 전했을 정도다.

독서가 즐겁지 않았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다산이 얼마나 열심히 책을 읽고 저술에 힘썼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고사다. 보통사람 같았으면 유배당한 처지를 비관하여 방탕한 생활을 하거나 삶을 포기했을 테지만, 다산은 오히려 독서와 집필에 몰두, 오늘날 읽어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다산은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9살에 어머니를 잃었고 그 슬픔의 빈자리를 책으로 채웠던 것이다. 심지어 집에 있는 책을 다 읽고 나자 외가 윤선도의 집에서 책을 빌려다 읽곤 했을 정도였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