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다. 벌써 전국 곳곳이 각종 피해로 인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대비를 하고 또 한다고 해도 자연의 섭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나 보다. 그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만전에 만전을 기하면서 사전에 대비를 하는 것이지만, 이 또한 너무 쉽게 무너지고 만다. 이 글을 쓰고있는 지금도 소나기가 세차게 퍼붓고 있다.

이런 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조화적신措火積薪)이라는 고사가 떠 올랐다. ‘쌓아 놓은 장작 무더기 아래에 불을 두면, 당장은 불이 피어오르지 않지만 얼마 동안 시간이 지나면 불이 타오를 수 있다’는 것. 쉽게 말해 표면에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방치하게 되면 큰 재해(災害)를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런데 살다 보면 이런 상황을 수없이 마주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며칠 전 온 국민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든 오송읍 오송지하차도 참사만 해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봐도 그건 인재였다. 매일 같이 비가 쏟아져 하천이 범람할 위기에 처했는데도, 제방 공사를 했으니,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인재가 발생할 셈이다.

제방이 무너지기 전까지는 설마 그렇게 둑이 무너지리라고는 아무도 몰랐겠지만, 이미 그런 조짐은 계속 되었던 것이다. 아니, 기상청에서도 둑이 범람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를 보냈지만 이를 무시한 결과 그처럼 큰 피해를 입고 말았던 것이다. 우리는 항상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그런 인재를 되풀이해야 하는지 그저 한숨이 나올 뿐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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